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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사양길 ‘시디롬 사업' 고민 사업법인 'HLDS' 순자산 마이너스…USB발달로 수요 빼앗겨

이경주 기자공개 2015-09-24 08:57: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일본 전자기업 히타치가 합작해 만든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ODD) 제조법인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이하 HLDS)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발달로 USB 등에 수요를 빼앗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 1위 HLDS 마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ODD의 사양산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2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HLDS에 지분 49%에 대한 순자산가액을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로 계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순자산가액은 마이너스 24억7300만원, 지난해 말은 마이너스 21억2100만원이다. 2013년말에는 299억원이었다.

LG전자 HLDS 투자내역

자본총계로도 표현하는 순자산은 총 자산(자본+부채)에서 부채를 뺀 수치다.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자본잠식은 법인이 적자지속으로 그동안 벌어들였던 순이익(이익잉여금) 뿐 아니라 투자금(납입자본금)까지 모두 까먹은 상태다. 이 때문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 상장사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된고 비상장사의 경우엔 금융권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해 진다.

HLDS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HLDS는 시디롬(CD-ROM)과 시디라이터(CD-WRITER), DVD 등 ODD를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 2001년 LG전자와 히타치가 각각 지분 49%, 51%를 투자해 만든 합작사다. 히타치가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HLDS는 제품개발을, LG전자가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다. HLDS는 한국법인 매출만 1조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적잖다.

HLDS는 법인 설립 후 3년 만에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었다. LG전자에 따르면 HLDS는 지난 2004년 말 CD-ROM 점유율이 약 30%, DVD-ROM 40%, CD-RW 29%, COMBO 30% 등 전 제품군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이 후에도 호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법인의 경우 2009년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2000년대 초반 8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09년 1조3105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증가했고 같은기간 영업익도 100억원 수준에서 400억 원대로 뛰었다.

히타치엘지코리아 실적

하지만 이후 쇠퇴일로를 걸었다. 지난 2010년 매출이 1조911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2011년 7240억원, 2012년 5849억원으로 해마다 2000억 원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0~2011년 100억원 수준으로 줄더니 2012년에는 132억원 대규모 적자를 냈다.

2013년, 2014년엔 중국과 말레이시아 공장가동 영향으로 매출이 다시 1조원대로 회복됐지만 이익이 나지 않았다. 2013년에는 영업손실 98억원, 당기순손실 79억원을 기록했으며 2014년에는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347억원에 달하고 있다.

HLDS가 최근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2012년부터 지속된 HLDS코리아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ODD의 사양산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때 ODD는 PC사용에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기술개발로 휴대성이 좋은 USB가 역할을 대체하며 최근엔 ODD를 설치하지 않는 노트북까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줄고 있다. 가령 예전엔 윈도우 등을 ODD를 통해 설치해야 했지만 최근엔 USB로 OS설치가 가능하다. 또 다운로드 컨텐츠 시장 발달로 DVD 등 저장매체 이용이 줄고 있는 것도 이유다.

이 때문에 ODD시장 2위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삼성전자도 일본 도시바와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를 만들어 합작사 형태로 ODD사업을 했는데 지난해 이 회사 지분 전량(49%)를 옵티스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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