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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투자자 신뢰 비결은 '시스템과 사람의 힘' [KP 발행사 분석]②전병구 현대캐피탈 경영지원부본부장

정아람 기자공개 2015-11-04 17:43:35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4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은 한국물 이슈어 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민간 기업으로 손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이나 KDB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들은 국내 기업들에게 새해 시장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해 1~2월 발행을 종종 택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이같은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3월을 전후로 공모 외화채권 발행에 나서는 경우가 잦다.

이는 그만큼 시장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어 어떠한 시점에도 무리없이 발행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캐피탈에서 외화 조달을 책임지고 있는 전병구 경영지원부본부장(상무)은 "국내외 현대캐피탈의 영업망을 통해 상시적으로 시장 상황을 치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KP발행사_현대캐피탈
전병구 현대캐피탈 경영지원부본부장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이 2013년 도입한 'GINI(Global Investment Network Information)' 시스템의 도움이 컸다. 이 시스템은 기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채권에 투자했던 국내외 투자자 정보를 매입 규모와 기관 유형별로 정리한 시스템으로, 채권 현황은 물론 최근 투자자 미팅 이력과 피드백도 모두 기록된다.

전 상무는 "가령 특정 해에 북한과의 갈등 상황이 고조돼 NDR에서 관련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다면 이 기록을 바탕으로 다음 NDR 때 코리안 리스크에 관한 질문을 심층적으로 대비하는 식"이라며 "투자자들에게 현대캐피탈이 자신들의 관심사에 꼼꼼하게 대비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외화 조달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였다.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여신전문회사 업황이 차츰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한국 자금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컸다. 예금을 받지 않는 여전사 특성상 안정적인 차입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고, 자연히 해외 조달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2005년 사무라이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화채권 발행을 시작해 현재는 총 8개국 시장에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해외채권 발행 성공은 여전사로서의 회사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조달을 계기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후 현대캐피탈은 영국, 중국, 캐나다, 유럽으로 오토파이낸싱 영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는 현대캐피탈의 강점을 다양한 조직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도 현대자동차에서 할부금융 업무를 통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1995년 현대캐피탈 설립을 계기로 합류, 지금까지 경영관리, 기획, 재무 업무를 두루 맡아 왔다.

현재 해외 조달 실무자 4명 중 공채 출신은 단 1명이다. 전공도 금융에서 미술까지 다양하다. 전 상무는 "IR을 갈 때도 조달 조직 뿐 아니라 해외사업본부나 오토파이낸스 부문, 리스크 담당 책임자가 종종 같이 움직인다"며 "직무나 출신에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협업하는 모습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을 설명할 때 GE캐피탈과 10년간 이어져 온 파트너십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GE를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나 시장 급변기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등 자산관리 노하우를 상당 부분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특히 영미권 투자자들에게는 GE를 통해 현대캐피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GE와의 계약은 2014년 말 종료돼 이제 지분 43%는 다시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현대캐피탈로서도 이같은 부분에 대한 걱정이 없을 수 없다. 전 상무는 "올해 5월 NDR 당시 해외투자자들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파트너십 종료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물어왔다"며 "만약 현대자동차와의 지분 관계가 해소된다면 몰라도, 2대 주주가 바뀌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큰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자동차의 캡티브 파이낸싱을 통한 기본적인 수익구조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 회사의 펀더멘털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전 상무는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또한번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제는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탄탄하게 자리잡은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 만기 대비 부채 만기(ALM)를 130~140% 수준으로 넉넉하게 잡고 자금시장에 충격이 오더라도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구조상 이제 해외채권 발행은 필수불가결한 자금 조달 수단이 됐다"며 "10년간 꾸준히 자산관리 역량을 확충한 결과 이제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현대캐피탈 자체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신했다.


◆ 전병구 현대캐피탈 경영지원부본부장(상무) 약력

△1984년 홍성고등학교 졸업
△1991년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1991년 현대자동차 입사
△1995년 현대캐피탈 전보
△2002년 현대캐피탈 경영분석팀장
△2007년 현대캐피탈 재무팀장
△2008년 현대캐피탈 재무운영실장
△2010년 현대커머셜 경영관리실장
△2013년 현대캐피탈·현대카드 경영지원부본부장(재경) 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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