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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한다고 나아질까?" [크레딧 애널리스트 진단]박정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전략팀장

민경문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5-11-27 09:4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5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조 2000억 원이라는 대우조선해양 자금 수혈 규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업에 대한 정부당국의 지원 의지는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같은 한계업종으로 분류되는 해운업에 대한 회생 방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국내 선사 1,2위 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안이 거론된 정도에 불과하다.

합병안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박정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전략팀장은 "합병 자체에 대해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며 "어려운 회사 두 개가 합쳐진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단언했다. 합병 불가피론을 내세우는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와는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그는 "양사의 사업구조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합병 시너지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라며 지적했다. 국적선사가 반드시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차라리 어느 정도 회생 가능한 만큼 구조조정을 진행한 다음에 우량한 회사에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박 팀장은 "한진해운의 경우 대한항공을 모회사로 둔 만큼 좀 더 지원을 해서 살리는 방향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당국의 최근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대해서도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박정호

조선업의 경우 해운업보다 아직 경쟁력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저유가와 운전자본 부담이 커서 그렇지 시장 환경만 바뀌어도 개선될 만한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에 채권단이 4조 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쏟아 붓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특히 그는 조선업을 버릴 경우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커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팀장은 "은행들은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의 뇌관이 터질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조선사의 문제로 선박이 건조가 안되면 발주사는 선수금을 되돌려달라고 할 텐데 이를 위해 국내 은행들이 보증을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워크아웃 수준 이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RG트리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STX조선해양을 워크아웃 안 보내고 자율협약 단계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정부는 은행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조선사에 대해선 최대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대우조선해양에 지원되는 4조2000억 원이 충분한 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유동성을 대응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 팀장은 "조선사들은 2016년까지 실적이 좋아지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올해 진행된 것과 같은 빅배스(Big Bath)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발주사들의 인도 취소 가능성과 관련해 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가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과 관련해서 박 팀장은 "엔화 약세로 이제는 중국산 뿐만 아니라 일본산과도 경쟁하게 생겼다"며 "포스코(AA+)가 안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현대제철(AA)보다는 사이즈나 재무구조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회사인 현대차(AAA) 존재 유무로 양사의 신용등급을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건설업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과거와 달리 25평형 안쪽의 중소형 물량이 많아 미분양 리스크가 줄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했다. 박 팀장은 "분양가격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라며 "입주 물량을 생각하면 적어도 내년까지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약력
△서울대학원 경영학
△한국기업평가/하나UBS자산운용
△현재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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