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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후순위채 발행 '검토→중단' 배경은 3%이하 최저보증이율 발동 우려시 RBC비율 급감…금리인상 가능성에 검토 중단

안영훈 기자공개 2015-12-01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30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생명이 금리연동형상품 최저보증이율 부담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생명보험 빅4에 속한 대형 생명보험사가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업계와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최근 선제적 자본확충 차원에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다. 최저보장이율로 인한 금리위험액 급증 위험 때문이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농협생명의 금리부 부채 중 금리연동형 부채(최저보증이율 적용 기준) 비중은 79%였다. 과거 고금리 금리확정형 상품을 판매했던 삼성생명(61%), 한화생명(50%), 교보생명(49%) 등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금리연동형 부채 비중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금리확정형 부채 부담이 적다는 것으로, 저금리 상황에서 역마진 부담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금리연동형 부채 중 최저보증이율 2%초과~3%이하 부채 비중은 농협생명이 58%로, 생명보험 빅4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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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말 기준

최저보증이율이란 공시이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보험사가 보장하기로 한 금리로, 공시이율이 최저보증이율을 밑돌면 금리연동형 상품은 금리확정형 상품과 마찬가지로 취급받는다.

현행 보험업감독규정시행세칙에선 금리위험액 산출시 금리확정형 부채와 금리연동형 부채 구분에 따라 각기 다른 보험부채 금리민감도와 최저금리위험액 위험계수를 적용한다. 금리확정형 부채의 경우 위험도가 높은 만큼 금리연동형 부채 대비 높은 금리민감도나 최저금리위험액 위험계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단 금리연동형 부채라도 최저보증이율이 공시이율보다 높을 경우엔 금리확정형 부채와 거의 비슷하거나 같은 금리민감도와 최저금리위험액 위험계수를 사용한다.

지난해 말 3.62%였던 농협생명의 공시이율(저축보험 기준)은 지난 6월 3.2%를 기록했고, 7~10월 3.05%, 11월엔 3.02%까지 떨어졌다. 금리하락에 맞춰 공시이율을 낮춘 것인데, 금리위험액 산출시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GAP) 방식이 아닌 최저금리위험액 방식을 사용하는 농협생명에겐 금리위험액 급증이 불가피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62%였던 공시이율이 지난 9월 3.05%로 하락하자 농협생명의 3.5% 이하 최저보증이율 금리연동형 부채는 금리확정형과 같은 최저금리위험액 위험계수를 적용받았고, 이로 인해 금리위험액은 9개월 만에 2566억 원이나 증가했다. 금리위험액 증가로 RBC산출식상 모수가 급증하면서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9월 말 229.4%로, 지난해 말 대비 41%포인트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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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농협생명의 경우 대부분의 최저보증이율이 2%초과~3%이하에 집중돼 있어 현재 3.02%인 공시이율이 3%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리위험액 증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RBC비율도 급락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생명으로서는 공시이율 3%를 기준으로 금리위험액 부담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며 "현재 3.02%라는 공시이율을 사용하는 것도 최저보증이율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농협생명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공시이율을 내릴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최저보증이율 발동으로 RBC비율 급감하기 때문에 선제적 대비책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한 셈이다.

하지만 농협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은 최근 내부 검토 단계에서 중단됐다. 생명보험 빅4 중 처음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경우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행히 추가적인 금리인하보단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저보증이율로 인한 RBC비율 급감 우려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경우 최저보증이율로 인한 RBC비율 급감 우려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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