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상량식 '소문난 잔치' 신격호 총괄회장 불참 속 마룻대 올려, 정재계 200여명 참석
고설봉 기자공개 2015-12-23 08:12:44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2일 1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볼 것 많았다. 123층 규모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마지막 골조가 올라갔다. 롯데그룹은 22일 마룻대(H빔)를 올리는 상량식을 개최했다.지상에서부터 마룻대가 크레인에 걸려 올라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약 500m 상공까지 롯데그룹과 정재계 인사, 시민들의 이름을 새긴 H빔을 끌어올렸다. 그 순간만큼은 하늘을 가득 메운 미세먼지도 잠시 숨을 고르는 듯 시야가 또렷해지는 듯했다.
행사장이 마련된 76층에는 원유철, 이동걸 여야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와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롯데그룹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월드타워 최종 인허가권자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단상 맨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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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집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롯데월드타워를 꿈꾸고, 땅을 마련하고, 터를 닦아 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룻대를 올리는 자리에 집주인이 참석하지 않는 것만큼 큰 결례도 없다.
집주인을 대신할 장남도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부친을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해야 할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결국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듯 그에 대한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집주인도, 집주인 노릇을 해야 하는 장남도 없는 상량식을 지킨 것은 차남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손님들을 맞았다. 그 곁에 누이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말없이 앉아 있었다.
예부터 마룻대를 올리는 날은 특별히 상량식을 할 만큼 중요한 날이었다. 마룻대는 집의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그 재목도 최고로 좋은 것을 골랐다. 대목장은 눈에든 나무를 잘 말리고, 손으로 일일이 다듬어 마룻대로 사용했다.
마룻대를 올릴 때 집주인은 떡, 술, 돼지머리, 북어, 백지 등을 마련해 건물에 재난이 없도록 제사 지냈다. 상량문을 써서 올려놓은 다음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상량날에는 대개 공사를 쉬고 이웃에 술과 떡을 대접했다.
볼거리 가득한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집주인이 없는 잔치라 음식과 술을 낼 사람이 없었을까. 200여 명의 손님들은 상량식이 끝나자마자 울려 퍼진 북소리에 발맞춰 타워를 내려왔다. 목수와 일꾼들은 미세먼지가 잔뜩 낀 하늘 어디쯤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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