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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추천 '메리츠코리아펀드', 롱런할까 [추천상품 리뷰]1.3조 자금몰이···포트폴리오 안정성은 '의문'

박상희 기자공개 2016-01-11 10:10:4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8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은행과 증권사 등 다수 판매사로부터 최다추천을 받은 펀드는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로 조사됐다. 1년 동안 1조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며 '자금 블랙홀'로 부상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해외에서 '코리아 펀드'를 운용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의 네임 파워와 펀드 설정 초기 경쟁펀드를 압도하는 수익률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다수 판매사의 러브콜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펀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제약 및 바이오, 헬스케어 등 중소형주의 투자 비중이 높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업종과 종목의 편향성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메리츠코리아 추천 안한 판매사 찾기 힘들어…추천 광풍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난해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과 대우·동부·한국투자·한화투자·현대증권 및 신한·하나금융투자 등 대다수 증권사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를 추천 목록에 올리지 않은 판매사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특히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은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해서 추천 상품 목록에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올리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전체 클래스펀드 기준 판매사 별 판매잔고 규모는 국민은행,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우리은행, 한화증권 등의 순이다.

업계는 메리츠코리아펀드가 일으킨 광풍의 배경으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의 네임 파워와 동일 유형 상위권에 랭크된 성과를 꼽고 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1990년대 초부터 월가에서 'The Korea Fund'를 운용하던 팀이 그대로 메리츠자산운용으로 소속을 옮겨 와 운용한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이 핵심 멤버다. 과거 코리아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던 트랙 레코드를 바탕으로 신뢰가 쌓이면서 판매사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아무리 네임 파워가 강하다고 해도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판매사의 관심을 끌기가 힘들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업계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바탕으로 판매사 라인업을 늘려 나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연초 이후 누적 성과가 30% 안팎으로, 액티브 주식형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다른 일반주식형에 비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편인데, 때 마침 중소형주 강세장이 펼쳐지며 메리츠코리아펀드 전성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또 일반 주식형펀드로는 드물게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는 등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운용전략이 주목을 받았다. 존 리 대표는 조선·화학·건설 등 국내 산업을 이끌어 온 중후장대한 업종보다는 제약 및 바이오, 중국 내수 수헤 업종 등이 국내 산업과 증시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 중소형주 위주 포트폴리오..트렌드 업종 비중 ↑, 취약점 꼽혀

승승장구하던 메리츠코리아펀드 수익률이 삐끗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부터다. 당시는 급작스러운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로 인한 불안감 등으로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포격도발 영향으로 한 때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펀드 수익률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9월 초 기준 한달 수익률은 마이너스(-) 7.79%로, 동일 유형내 바닥권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최근 성과를 살펴보면 한달 성과는 0.21%, 3개월 성과는 마이너스(-) 2.07%에 그치고 있다. 6개월 성과는 -6.67%로, 벤치마크(-5.44%) 대비로도 저조한 성적이다.

최근의 성과 부진은 메리츠코리아펀드가 편입한 비중이 높은 업종의 주가가 크게 빠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펀드는 서비스업과 코스닥 비중이 각각 26.47%, 21.6%로, 유통업(10.71%)이나 음식료품(10.495)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서비스업종 지수는 -3.12%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6.85% 하락했다.

현재 이 펀드의 최근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SK, CJ, 삼성물산, 아모레G, 한전KPS, 삼립식품, 오뚜기, 코웨이, 한샘, 호텔신라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유독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던 음식료품, 건자재 등의 업종에 포함되는 종목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메리츠코리아펀드가 많이 편입한 제약 및 바이오 업종의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헬스케어펀드를 운용하는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다 동부헬스케어펀드와 포트폴리오가 상당히 유사해 놀란 적이 있다"면서 "헬스케어펀드가 아닌 일반 주식형펀드가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에 지나치게 치우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 관계자 역시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설정 초기부터 최근까지 큰 어려움 없이 대규모 자금모집에 성공했는데, 4~5년 간의 장기 트랙레코드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장이 고꾸라지거나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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