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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썼다고? 카카오 가치 더 쳐준 거래 어피너티, 카카오 지분가치 EV/EBITDA 41배에 신주 받기로‥미래 시너지에 베팅

이동훈 기자공개 2016-01-18 09:00:57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4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인수 거래는 실은 두개의 거래가 합쳐져 있다. 기본적으로 카카오가 사모펀드(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SK플래닛으로부터 로엔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것이지만, 카카오가 지분 인수대금 일부를 현금 외에 카카오 신주를 발행해 지급키로 했다. 주식스왑거래가 수반된 것인데, 대상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가 필요한 또 하나의 투자 거래가 숨어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와 어피너티 등의 카카오 신주 투자의 두 거래 중 어느 쪽이 비싸게 거래가 됐을까. 항간에는 "카카오가 무모하게 지르는 바람에 어피너티가 대박을 냈다"는 식 일색인 것으로 봐서는 카카오의 로엔 인수 거래가 더 비쌌을 것으로 생각 들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두 거래를 EV/EBITDA 배수로 비교해보니 어피너티의 카카오 신주 투자 거래가 압도적으로 멀티플이 높았다. 카카오가 로엔의 가치를 평가한 것보다 어피너티가 카카오의 가치를 휠씬 후하게 평가해줬다는 말이다.

어피너티와 SK플래닛은 로엔 매각 대금 7544억 원을 카카오 신주를 받기로 했다. 신주 발행이 마무리되면 어피너티-SK플래닛이 보유하게 되는 카카오 총 지분은 약 10.3% 정도가 된다. 100%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7조3121억 원이 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5705억 원. 100% 지분가치와 합산하면 카카오의 기업가치(EV)는 6조7416억 원으로 계산된다. 이를 지난해 카카오의 연결기준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1641억 원으로 나누면 에비타멀티플(EV/EBITDA)은 41배로 계산된다.

어피너티와 SK플래닛이 EV/EBITDA 41배 수준에 카카오 신주 10.3%를 인수한 반면 카카오가 로엔을 살 때 책정했던 EV/EBITDA는 30배 수준이었다. 어피너티와 SK플래닛이 30% 가량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한 것이다.

게다가 로엔 거래는 경영권 지분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지만 카카오 신주의 경우 소수 지분 거래였다. 이를 감안하면 양사의 밸류에이션은 눈에 보이는 수치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어피너티와 SK플래닛이 카카오 신주를 이토록 높은 가격에 받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카카오의 로엔 인수 시너지를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플랫폼 사업로 타 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음원 시장 1위 업체인 로엔은 카카오의 사업 확장에 중요한 퍼즐이 될 수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SK라는 대기업과 피를 섞었다는 점 역시 카카오의 성장에 무게를 둘 수 있는 근거가 된다. SK플래닛이 영위하고 있는 11번가나 시럽(Syrup)등의 사업과 카카오가 결합할 경우 새로운 사업 영역이 개척할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SK텔레콤등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와의 사업 연계가 이뤄지면 성장 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카카오의 신주 거래는 어피너티 식의 자금 회수 전략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을 해서 많은 돈을 챙기는 것이 PEF의 숙명이다. 어피너티는 여기에 포트폴리오 기업을 더 성장 시킬 수 있는 회사에 매각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도까지 챙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어피너티가 크게 이득을 봤던 하이마트나 더페이스샵 투자의 경우 매각 후 회사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매각 당시에는 고가 매입 논란이 벌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인수자 입장에서 성공한 거래였던 셈이다.

로엔 매각 역시 단기적으로는 어피너티의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카카오가 손해를 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로엔에 대한 성장 전략이 적중할 경우 카카오의 성장 전략에 핵심 거래로 평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주거래는 카카오가 성공적인 로엔 성장 전략을 짜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M&A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한 뒤 고가매입 논란이나 인수시너지가 불분명하나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있다"면서 "하지만 어피너티와 SK플래닛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카카오의 신주를 인수해줌으로써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켜주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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