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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한국계 그린본드 마중물 역할 기대 유럽·미국 시장 흔들려도 성공적 발행...국내 은행들 그린본드 발행 관심

이길용 기자공개 2016-02-05 09:07: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3년 만에 그린본드 발행을 재개했다. 북빌딩(수요예측) 과정에서 유럽과 미국 시장이 흔들리는 부침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의 주문을 충분히 모으는데 성공했다. 발행 금리도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린본드는 금융을 통해 발행사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손꼽힌다. 가격과 사회적 책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그린본드에 국내 은행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유럽·미국 시장 흔들려도 주문 충분...한국계 기관 배정 최소화

수출입은행은 지난 2일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을 어나운스(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만기는 5년,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 수익률(5T)' + 105bp로 제시했다.

수출입은행은 발행 규모를 3억~5억 달러로 계획했다. 전일 오전 프라이싱에 나선 후 아시아 시장에서 원하는 규모의 주문이 쌓였지만 오후 6시 이후 유럽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Euro Stoxx)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가 1일 대비 각각 2.3%와 1.8%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우지수(DJIA)와 나스닥(NASDAQ) 지수 모두 1일 대비 각각 1.8%와 2.2% 하락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이 모두 흔들리면서 그린본드의 주요 투자자가 몰린 시장에서 수요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출입은행은 최종적으로 11억 달러 가량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미국 투자자의 비중은 각각 35%와 17%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아시아 투자자들이다. 수출입은행은 그린본드 발행 규모를 4억 달러로 확정하고 발행 금리는 87.5bp로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딜에서 한국계 기관들에게 배정한 물량을 최소화했다. 한국계 기관은 1000만 달러 수준의 물량만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한국물 발행사들이 한국계 기관에 물량을 몰아줘 금리를 최대한 낮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그린본드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유럽과 미국계 기관들에게 물량을 골고루 배정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계 배정 물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발행 금리는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의 5년물 유통금리는 지난 2일 87.5bp로 알려졌다. 유통금리와 이번 채권의 발행 금리가 동일해 뉴이슈프리미엄(NIP)은 거의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채권 발행으로 사회적 책임 이행..국내 은행들 관심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환경 개선 및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하는 채권이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기업 재무의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을 통해 발행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른 방법들과 달리 비싼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2008년 이후 그린본드 시장이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늘어 일반 채권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출입은행은 그린본드의 저변을 넓힌 발행사로 손꼽힌다. 2013년 수출입은행이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전까지 이 시장은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금융기구들만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A+ 등급으로 그린본드 자금 조달에 성공해 일반 발행사들도 그린본드 발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과 은행들의 그린본드 발행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의 이번 그린본드 발행 성공은 국내 기관들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 책임 이행과 적절한 금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그린본드 발행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관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조달이 잦은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이 다음 타자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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