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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도 반한 부동산PF, 폭탄돌리기 우려 영업력 확대 뚜렷‥우발부채 누적으로 신용위험 부각

민경문 기자공개 2016-02-19 09:44: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8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그 동안 중소형 증권사의 주된 수익원으로 부각된 영역이었지만 대형사들도 점차 영업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통 투자은행(IB)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워낙 떨어지다보니 그 동안 기피해 왔던 부동산PF로 사업을 넓혀가는 분위기다.

거래 성사가 불확실한 기존 IB딜과 달리 부동산PF는 증권사가 ABCP 발행 과정에서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누적된 우발부채로 인해 증권사들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우발부채를 둘러싸고 모니터링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는 이유다.

◇한국·삼성·현대證 등 대형사도 부동산PF 확대

연초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PF본부를 IB그룹 안에 포함시키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그룹장은 그 동안 한국투자증권의 PF 사업을 이끌어 온 김성환 전무가 맡았다. 69년 생으로 업계 최연소인데다 PF전문가 출신의 첫 IB헤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 속에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IB전략을 꾸려가겠다는 유상호 사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김 전무 발탁은 그간의 실적이 바탕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산업단지 PF를 위주로 지난해 공모형 ABCP 시장을 독식했다. 무려 90% 이상의 점유율이었다. 지난해 800억 원의 수익을 PF로 거뒀는데 이는 전체 IB실적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김 전무의 그룹장 승진으로 부동산PF 비중은 IB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IB 사업의 위축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의 부동산PF 사업 확대도 주목할 부분이다. 작년 GS건설이 600억 원 규모의 유동화전단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매입약정을 제공했다. 유독 리스크관리에 철저했던 삼성증권이 건설사 PF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ECM과 DCM 수익성이 약화되다보니 부동산PF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에 매각되는 대우증권도 향후 변화가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처음부터 IB보다 대우증권과 합병 이후의 자기자본투자(PI) 확대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사업에 강점을 보여왔던 만큼 대우증권 역시 부동산PF와 관련한 기존 북(Book) 활용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수익성 높은 부동산 비즈니스에 대한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부동산PF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본부도 신설했는데 6개월 만에 2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정도로 두각을 보였다.

◇우발부채 확대로 신용위험 확대 우려...금융당국도 규제 방안 마련할 듯

그동안 부동산PF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주된 먹거리였다. 전통 IB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매입약정과 같은 PF-ABCP발행 과정에서의 신용보강 업무에 주력했다. 수입 역시 회사채, IPO등의 인수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등의 수익성 대부분은 부동산PF에서 발생했다.

시장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정도만이 전통 IB에 좀 더 무게감을 두고 있을 뿐 거의 모든 국내 증권사가 부동산PF에 주력하고 있다"며 "전통 IB수수료의 하락세, 딜 수임 과정에서의 경쟁 강도 등을 고려할 때 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쪽으로 증권사들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PF에 대한 증권사들의 수익 집중도가 커지자 시장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꺾여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해당 증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우발채무 비중이 자기자본 100%를 넘는 곳을 중심으로 규제 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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