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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원 첫 CB,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직접 인수 한국제분도 참여, 600억 원 지원…"전환가액 적정성 판단 필요"

김병윤 기자공개 2016-02-25 09:28: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사조그룹에 인수된 동아원의 첫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는 주진우 회장 등 그룹의 전적인 자금지원이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원은 최근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CB 발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CB 발행에는 동아원의 경영권을 거머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이 참여했다. 주 회장의 CB 발행 참여는 경영권 확보 후 계열사 지원 의지로 해석된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 회장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신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전환가액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저가인수' 의혹이 일 수 있어, 적절한 전환가액 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원은 지난 23일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CB 발행 규모는 600억 원이며 만기는 5년이다. 동아원은 이번 CB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지분율 34.99%)에 각각 200억 원, 400억 원 어치 배정할 예정이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 보유자 청구가 있을 때 미리 결정된 조건대로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약이 있는 사채다.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발행사는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주 회장의 참여는 최근 동아원과 한국제분 경영권 인수에 따른 강력한 지원 의지로 풀이된다. 사조그룹의 계열사로 구성된 사조컨소시엄은 1000억 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제분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국제분은 동아원 지분 34.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아원의 CB 발행은 역대 처음이다. 최근 5년 동안 시장성 조달은 회사채를 통해 주로 해 왔다. 동아원이 낯선 CB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긴박한 자금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원은 지난해 12월 말 304억 원 규모 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할 정도로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4265억 원으로 EBITDA의 40여배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못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759.1%, 70.2%를 기록했다. 특히 부채비율은 2010년 대비 500%p 이상 치솟았다. 동아원 신용등급은 2014년부터 1년 새 BBB+에서 광의의 부도 수준인 CCC0로 급격히 떨어졌다.

주 회장의 최근 행보로 볼 때, 주 회장은 향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환가액(주당 2054원)을 고려했을 때, 주 회장은 약 974만 주를 확보해 경영권을 더욱 다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제분 참여분까지 고려하면 주 회장의 경영권은 더 확고해질 수 있다. 동아원 입장에서는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원금 상환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주 회장과 동아원 모두에게 득이 되는 거래다.

전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전환가액이다. 현재 설정된 전환가액은 이날 종가 대비 약 5% 높은 수준으로 향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뛰어넘기에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다. 이 전환가액은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 회장은 더욱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CB 발행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일정기간의 가중평균주가 등으로 산출된다. 하지만 합병, 자본 감소, 주식분할·병합 등에 의해 조정이 필요한 경우 발행자는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많은 기업인들이 CB나 BW 저가인수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챙긴 사례가 많다"며 "이번 동아원 CB 전환가액이 얼마에 결정되는지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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