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7년 간 LG전자에게 정수기 사업은 득(得)보다는 실(失)이 컸다.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 가전사업을 낙점하고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를 잇따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글로벌 시장에선 '가전의 명가'로 통하지만 헬스케어 가전에선 국내 선발주자를 따라잡기도 역부족이었다. 독보적인 1위 코웨이를 넘어서기는 고사하고 업계 5위 안에도 들기 힘든 현실이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었다는 사실도 LG전자에겐 부담이었다.
그런 LG전자가 최근 새로운 정수기 사업 전략을 내놨다.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신제품 발표회도 열었다. 새 전략의 핵심은 정수기 판매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얼음정수기 냉장고'라는 융복합 제품으로 발전시켜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평가는 엇갈렸다. 용량 경쟁에서 벗어나 정수기라는 기능 차별화를 시도하며 "역시 가전 명가"라는 인정도 받았지만 사실상 정수기 시장에선 경쟁력이 없음을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한 경영진들도 정수기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수기 전문업체와 전략 방향이 달라서 이들을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딱 잘랐지만 "다른 기업들은 연계판매 압박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7년이라는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번 새 전략을 통해 LG전자의 헬스케어 가전 사업에 좋은 기운이 감지된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LG전자 냉장고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정수기를 탑재하며 기술과 전략 측면으로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런 상황에 과거 국내시장에서의 실패를 트라우마로 안고 갈 이유는 없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쟁사들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융복합 전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LG전자의 헬스케어 가전 2막을 묵묵히 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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