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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펀드 비결은 '동업하고 싶은 기업 발굴' [2016 Korea Wealth Management Awards] 메리츠자산운용, 100인의 PB가 뽑은 히트 금융상품(펀드)

최은진 기자공개 2016-03-02 11:18: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자산운용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던 메리츠자산운용이 이제는 강한 승부사로 평가받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그저 그런 운용사가 대형자산운용사들까지 신경쓸 정도의 막강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메리츠 돌풍을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주식)'. 이 펀드는 지난해 1조 5000억 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한 순간에 공룡펀드로 우뚝섰다. 펀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2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벤치마크를 상회한 것은 물론 동종유형 성과 대비 5배를 웃도는 최상위권 기록을 세웠다.

◇ 좋은기업 찾는데 성장주나 가치주 프레임 적절치 않아
더벨 '2016 Korea Wealth Management Awards'35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5~10년 이상 장기투자한다는 원칙으로 운용한다. 그런데 이 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흔히 얘기하는 성장주냐 가치주냐에 대한 논란부터 중소형주 펀드에 불과하다는 루머까지 숱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제대로 맥을 짚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성장주나 가치주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존 리 대표가 생각하는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벤치마크 불가지론(Banchmark Agnostic)'이다. 벤치마크와 상관없이 운용한다는 의미다. 얼마나 액티브하게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인 액티브 비율(Active ratio)도 약 80%정도다.

벤치마크나 시장수익률에 상관없이 운용되는 것이 액티브펀드지만 대부분의 국내 액티브펀드들은 벤치마크를 가급적 추종하도록 설계된다. 그래야만 시장이 빠졌을 때나 올랐을 때 투자자들을 대응할 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코리아펀드는 벤치마크를 추종하지 않는 액티브펀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무조건 상향식(Bottom-up) 분석에 의한 좋은 기업 발굴에 모든 운용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시장보다 펀드성과가 더 못할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의 가격은 그 가치에 맞게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믿음으로 철학을 굽히지 않는다.

항간에 떠도는 모멘텀 투자펀드라는 말 또한 불편하다고 항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묻어두는 것이 콘셉트다. 지난해 매매회전률도 연 19%에 불과하다. 평균 100%를 웃도는 액티브펀드의 매매회전률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그만큼 매매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 시장에서 소위 핫(?)하다는 헬스케어, 바이오 종목을 많이 들고 있다고 해서 모멘텀 투자가라는 말을 듣는 것은 옳지 않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코리아펀드 포트폴리오에 성장주식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걸로 '성장주펀드다, 모멘텀투자가다'라고 하는 것은 진짜 투자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우리는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사용하지도 않고 성장주만 골라 투자하지도 않는다. 좋은 종목을 찾아 오래 묵혀두는 것이 전략이다." 존 리 대표의 설명이다.

◇ 메리츠코리아펀드는 '펀더멘털 드리븐'…주가 차트 볼 필요 없어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종목을 고를 때 '경영진'을 최우선적으로 본다. 스커더자산운용에서 25년 전부터 코리아펀드를 운용하며 경험을 쌓아온 결과 경영진의 생각만 제대로 알아도 좋은 회사가 될지 안될지 확연히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동업하고 싶은 회사인지 아닌지를 먼저 따진다는 것이다. 내재가치를 보기 위해 경영진을 평가하는 것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이른바 펀더멘털 드리븐(Fundamental driven) 전략이다.

경영진을 만나 동업하고 싶은 회사라고 판단된다면 회사 규모가 크든 작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또 당장 수익이 날 회사인지 역시 중요치 않다. 투자 기간을 5~10년으로 잡아놨기 때문에 단기 성과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투자할 기업을 찾았다면 주가 차트도 보지 않는다.

메리츠코리아펀드에 중소형주가 많이 담겨있는 것에 대해서는 가벼운 기업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을 크게 짓고 인력이 많은 회사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으로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지주사 위주의 국가정책 상 CJ와 SK 등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는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에 투자를 안한다고 하는데 이는 모르고 하는 소리다. 예전 우리 운용팀은 조선, 중공업, 통신 투자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이 변했고 한국의 경쟁력은 헬스케어, 미디어, 음식료, 서비스업 등 가벼운 것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투자 또한 그 쪽에 편중된 것 뿐이다."

◇ 주가 빠질 때 뭉칫돈 유입…지금은 '바겐세일 중'

그는 우리 자산운용업계의 체질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에 의해 펀드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 진짜 좋은 기업에의 투자로 점차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상당 부분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찾는 것 역시 긍정적 변화의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가가 막 하락전환 할 시기인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메리츠코리아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9900억 원, 연간 유입액 절반 이상이었다. 해당 시기에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은 -7%, 펀드가 부침을 겪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메리츠철학을 믿고 투자했다.

그는 "1~2년 보고 투자하는 것은 도박이며, 단기간 내 수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사기"라며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내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펀드를 생각하면 지금 주가가 빠지는건 바겐세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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