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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유진기업 ㈜동양 인수 묵인할까 동양시멘트 인수 대금 향방 고려할 때 쉽지 않을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3-24 09:26:56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2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가 레미콘 업계 라이벌 유진기업의 ㈜동양 인수에 힘을 보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할 경우 레미콘 시장에서 삼표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는 데다 삼표가 ㈜동양에 지급한 동양시멘트 인수 대금이 유진기업의 몫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다.

유진기업은 오는 30일 열릴 ㈜동양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10.1%의 ㈜동양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권은 전혀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이같은 국면을 타개하고자 주주총회에서 임원 후보 3명을 추천했고, 이들의 선임을 위해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현재 ㈜동양 주주 가운데 1%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곳은 4곳에 불과한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는 유진기업과 ㈜동양 지분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파인트리자산운용(9.75%)도 포함된다. 유진기업은 원칙적으로는 파인트리자산운용과의 연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유진기업-삼표와 함께 레미콘 업계 '빅 3'를 형성하고 있던 아주산업도 1%에 약간 못 미치는 ㈜동양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주산업은 해당 지분의 의결권을 유진기업에 넘겨 사실상 ㈜동양 인수를 묵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주산업의 ㈜동양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혼전 양상이 예상되는 주주총회장에서 한 표가 아쉬운 유진기업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반면 3%가 넘는 ㈜동양 지분을 보유한 삼표의 속내를 현재로서는 알기가 어렵다. 삼표는 지난해 말 정도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통해 ㈜동양 지분을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의 사례와 같이 동종업계 내에서 경쟁을 하면서도 협력 관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진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시나리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삼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있다. 삼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지급한 동양시멘트 인수 대금 830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이 ㈜동양의 새 주인 몫이 되는 장면을 가만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필 ㈜동양의 새 주인을 자처하고 나선 곳이 레미콘 업계 라이벌인 유진기업이라는 점이 달가울 리 없다.

실제로 삼표가 ㈜동양 지분을 매집한 것도 동양시멘트 인수 대금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표가 ㈜동양 지분을 매집한 시기를 전후해 5000억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주인이 없다는 이유로 ㈜동양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때로는 반목하면서도 때로는 단결하는 레미콘 업계의 라이벌이 ㈜동양을 놓고 동상이몽에 빠지게 된 격"이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가까스로 동양시멘트 인수 대금을 마련했던 삼표는 그 돈을 고스란히 유진기업이 차지하는 그림을 지켜보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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