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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트 "금융의 '아마존' 만들겠다" [로보어드바이저 대표 열전] ③김영빈 파운트 대표…엘리트 코스 밟은 이단아

이충희 기자공개 2016-04-18 09:42:5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4일 12: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벤처 파운트(Fount)는 최근 '투자 귀재' 짐 로저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올 상반기 들어서는 우리은행, 기업은행과 잇따라 서비스를 론칭, 은행권의 선두권 로보 업체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
회사 설립자인 김영빈 파운트 대표(사진)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해 1기 회장을 지냈다.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시니어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는 등 지금까지 철저히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IQ 148 이상 천재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그가 돌연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벤처회사를 창업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의 번듯한 겉모습 뒤에는 이른바 '똘끼' 충만한 기질이 있다.

군 시절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지원해 실제 전장을 경험했고, 돈 한푼 없던 대학 시절에는 모터사이클로 세계 일주를 다녀온 이단아다운 면모가 숨어 있다.

오래전부터 창업을 결심해왔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는 성공을 다짐하는 야심가다운 마음이 읽혔다. 그가 한국 금융시장에서 그리고 있는 청사진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값이 싸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유통업계를 섭렵한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이곳에 큰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 금융시장은 600조~800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앞으로 시장이 커지는 속도는 더 빠를 것이다. 두번째는 가치 측면이다. 자산관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에서는 생존권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저금리에다 저출산 사회다.

젊어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노인이 되면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은행에만 돈을 맡겨둔 사람들은 물가상승률보다 금리가 낮아 실질적으로 손해를 본다. 은퇴 후 국민연금 탈 사람보다 부을 사람이 더 적다. 자산관리를 해주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됐다.

-창업 직전 몸 담았던 곳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다.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떠올린 동기는 무엇인가.

▲금융회사들은 신사업 프로젝트를 어떤걸 해야 할지 BCG에 상당히 많이 의뢰한다. 현금은 많은데 뭘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그때 미국의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를 접하게 됐다. 그들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낮은 자산관리 비용, 세금 최적화 부분에서 특히 공감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추구하는 것은 시장 대비 아웃퍼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따라가면서 약간의 안정적인 추가 이익을 내는 것인데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다. 자본금은 어느 정도 되나. 회사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회사는 크게 알고리즘팀, 개발팀, 마케팅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자본금은 최근 몇 차례 증자해서 4억 원으로 불었다. 추가로 또 투자가 진행될 것이다. 현재 총 인력은 15명이다. 곧 두 명 정도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형 증권사 프롭 트레이딩 파트에서 근무하는 박사급 인력이 다음달 합류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또 10대 로펌 중 한곳에서 변호사 한명이 상반기 내로 합류하는 것을 협상하고 있다.

-파운트에 2만5000 달러를 투자한 짐 로저스가 회사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의 사업 전체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파트너다. 2~3주에 한번 꼴로 코모디티(상품) 관련 스터디 자료를 보내주는 것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자료들은 주로 미국시장에 상장된 ETF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시장을 대하는 뷰와 퀀트 분석 등이 주로 담긴다. 아직 먼나라 이야기긴 하지만 파운트가 상장을 해서 유동성이 확보되면 지금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 받을 수 있다.

-파운트가 개발한 알고리즘은 어떤 방식인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자산군들, 예를 들어 국내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해외주식형 등의 군집을 해체하고 우리가 분석한 대로 자산군을 다시 클러스터링(Clustering) 했다. 현대그룹주 펀드와 중국 인덱스의 움직임이 비슷하다고 예상할 수 있는가. 우리의 알고리즘 분석에 의하면 그렇다. 러시아 레버리지 인덱스는 한국 코스피 인덱스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방대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우리의 알고리즘이 찾아냈다. 전통적인 자산군에서 하나씩 뽑아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해서 그게 분산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전혀 다른 두개 자산의 움직임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잠깐의 착시현상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그렇지 않다. 서로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검증 기간을 두고 분석했다. 우리는 "왜 포트폴리오 분산효과가 충분하지 않지"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해 새로운 자산군을 설정하게 됐다. 우리가 알고 있던 전통적인 자산군들은 사실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문이 나왔던 것이다.

우리는 최대한 세밀하게 자산군을 분석해 40~60개 정도의 클러스터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 군집들을 상위 단계에서 또 한번 묶어 결국 고객에게 설명할 때는 이해하기 쉽게 주식, 채권, 가치주, 성장주 등으로 랩핑해주는 형태를 띤다.

-투자자문업, 일임업은 언제 등록하나.

▲이번달 내로 투자자문업 등록을 신청할 것이다. 지금처럼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우리한테 직접 돈을 맡기고 싶다고 의뢰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개인보다는 기관들이 일단 테스트 형태로 돈을 맡기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온다. 투자일임업 라이선스가 없어도 증권사를 끼고 자문계약을 하면 된다. 형식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랩어카운트 형태 등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손익분기점(BEP)은 언제쯤 맞출 수 있나.

▲올해 안으로 자신한다. 베타서비스를 해주는 은행으로부터는 현재 비용을 월단위로 받는다. 정식 서비스 구축까지 들어가면 몇 십억원 단위로 계약을 따내는 형태이기 때문에 손익 분기점을 맞추는 것은 올해 안에 충분하다고 본다.

올 한해, 그리고 내년까지는 일단 B2B에 집중하고 내후년부터는 B2C 상품도 낼 것으로 예상한다. 'C'라는 것은 기관이 될 수도 있고 개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쌓는 트랙레코드가 생기면 돈이 더 많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가 되면 월 매출도 20억~30억 원 이상은 될 것이다.

-한국에 로보어드바이저들이 많이 생겼다. 최근 아시아권으로 진출을 타진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 성공 가능성 있다고 보나.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가장 매력적인 곳은 일본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저성장 저금리와 잘 맞아 떨어지는 비즈니스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의 가장 대표주자다. 그래서 가장 잘 어울린다.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는 투자 자체가 보수적이고 기대수익률도 낮다. 일본에서도 국내에서 하는 것처럼 글로벌 ETF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레코드를 쌓는 방식으로 검증받으면 된다. 현지에서 적용받는 규제 등을 해결하고 나면 당장 일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좀 부족하다 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파운트도 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이 있나.

▲일본에서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론칭한 곳이 '오까네 디자인'이라는 회사 한곳 정도가 있다고 알고 있다. 충분히 파운트도 시도를 해볼만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계획을 갖고 있고 구체화 시키는 단계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 하던 것 처럼 글로벌 ETF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운용하면 된다. 지금 한국시장에 상장된 ETF만으로도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하는데 글로벌 ETF를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 못한다는건 말이 안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AUM 1위나 매출 1위 이런 것보다 고객 이해도가 가장 높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내년에 실질적인 실적이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고객과 가장 폭넓게 스킨십 할 수 있는 은행 같은 금융 빅플레이어들과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금융의 아마존'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꼭 로보어드바이저 뿐만 아니라 금융과 테크가 접목된 다양한 분야들, 특히 데이터 분석 역량을 더해 폭넓은 영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운용사 중 최고가 아니라 금융서비스 회사 중 최고라는 지향점을 그리고 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 약력
△2009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2011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12~2014 보스턴 컨설팅 그룹 시니어컨설턴트
△2014~현재 파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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