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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년된 벤특법 규제, 민간 재원 유입 가로막는다"[2016 VC Forum]김윤권 LB인베스트 전무 "벤특법 등 통합해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투자법 만들자"

양정우 기자공개 2016-06-23 06:21: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20년 전 틀에 매어있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특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낡은 규제가 민간 재원의 유입을 차단하는 빗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권
김윤권 LB인베스트먼트 경영기획부문 전무(사진)는 22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6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과거 벤처 환경을 토대로 제정된 벤특법이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완전히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본격적인 패널토론에 앞서 지난 4월 중국 알리바바를 방문했던 경험을 꺼내놨다. 그는 "기업 전략실에서 일자리 1000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젊은 직원들이 승진보다는 창업이라는 꿈을 꾸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와는 사뭇 다른 중국 벤처 시장의 역동적 분위기를 조명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성장 정책의 한계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벤특법이 과거 대기업 위주의 산업 환경에서 만들어진 만큼 국내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벤특법이 일부 수정되기는 했지만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며 "한 시대가 지나갔음에도 어릴 때 맞췄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벤처투자의 선순환을 가로 막고 있는 벤특법의 난맥상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LG전자가 출자한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벤특법을 기반으로 조성된 벤처펀드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세제 혜택을 거둘 수 있는 동시에 의무투자 비율 등 엄격한 투자 의무도 부여받는다.

문제는 LG전자가 세제 혜택을 목적으로 벤처펀드를 조성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 아웃소싱을 위해 벤처펀드를 만들었다. 사내에서 연구 중인 기술보다 한발 앞서 나간 중소기업과 협력하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오히려 예상하지 못했던 각종 법규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3년 내 펀드 총액의 40%를 투자해야 한다는 조항이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 전무는 "LG전자의 목적이 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투자소진율을 맞추기 어려웠다"며 "법규를 위반하지 않으려면 운용 중인 펀드를 청산하고 다시 펀드를 조성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다음 펀드도 역시 같은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20년 동안 변하지 않은 낡은 벤특법이 여러 창조적 시도를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증권사가 신탁 계정을 통해 벤처투자에 나선 점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벤처투자가 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투자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 전무는 "하지만 대형 보험사를 포함해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에서 좀더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기존 법 체계에 대한 리스크 때문"이라며 "민간 자금의 유입을 확대하려면 벤특법에 대한 대대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에서는 벤특법이 제정된지 20여 년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벤처투자 시장에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며 "하지만 그 기저에는 법적 제한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벤특법과 중소기업창업지원법 등을 통합해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중소기업투자법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 전무는 "늦기 전에 중소기업 중심으로 국가의 성장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며 "단순히 구색만 갖추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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