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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업 선별이 IB 역할, 실사·산업분석 최우선” [해외기업 IPO 부활]⑧이기일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센터 IPO부 부장

배지원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6-08-08 09:53:42

[편집자주]

고섬 사태 이후 씨가 말라버렸던 해외기업 IPO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중국부터 미국, 유럽, 베트남, 말레이시아까지 국적을 불문한 해외기업들이 한국 증시 진출을 꿈꾼다. 정체된 한국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거래소와 국내 IB, 법률자문단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기업유치에 나섰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4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에 5년 만에 해외기업 기업공개(IPO)가 재개됐다. 그 뒤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있었다. 신한은 고섬사태 이후 모든 IB가 중국기업 유치에 손을 놓아버렸을 때도 뚝심을 지켰다. 올해 초 크리스탈신소재의 상장을 시작으로 로스웰인터내셔널과 현재 공모절차 중인 헝셩그룹까지 모두 상장 주관을 맡았다. 차가워진 국내 투자자와 당국의 시각에도 앞장서서 난관을 지나왔다.

지난 5년간의 노력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상반기 ECM 수수료 실적에서 1위를 차지했다. 1%대로 떨어져버린 국내 IPO 수수료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실적을 쌓았다. 이미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와 로스웰인터내셔널의 주가가 오르면서 뒤이어 준비 중인 해외기업들의 우려를 한시름 덜어주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_IPO부 이기일 팀장

◇"중국시장 내 성장 가능한 산업군이 핵심"

이기일 신한금융투자 해외 IPO팀 부장(사진)은 "그간 수많은 중국기업을 만나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은 사업성"이라며 "중국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봤다"고 말했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켰던 중국기업의 산업은 주로 신발, 섬유 등 경공업 중심의 산업이 많았다. 이 부장은 "이미 중국 내에서도 사양산업에 접어든 업체를 들여와 상장시킨 것이 IB의 과오였다"며 "실적이 바닥을 치는 기업을 상장시키다보니 투자자의 수익도 적고, 분식회계를 일삼는 기업도 걸러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산업군으로 신소재, 의료, 제약, 기술, 환경, 문화사업 등을 꼽았다. 올해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와 로스웰인터내셔널도 이 산업군에 속했다. 이 부장은 "크리스탈신소재는 세상에 없는 합성신소재를 만들어내는 기업이고 로스웰인터네셔널도 자동차 부품회사로 기술이 뛰어난 회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로스웰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상장한 업체 중 가장 하이테크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회사라고 해서 PER 6~7배 받는 업체와는 비교가 안된다"며 "핵심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매출처가 다양해 산업환경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로스웰인터내셔널은 전기 자동차 테마주로도 꼽히고 있다.

중국기업의 해외증시 진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의 흐름이 됐다. 이미 중국회사 중 약 800개 이상의 기업이 해외증시에 상장했다. 홍콩에 상장된 회사만 대략 400개에 육박한다. 이기일 부장은 "중국 외에 IPO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한국시장도 성장성이 높고 기업도 많이 공급되는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속한 강소성의 인구는 8000만 명,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불로 한국 경제규모를 넘보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왜 한국시장을 선택하는지는 눈여겨보는 사항이다. 그는 "홍콩·미국 시장을 두고 왜 한국증시에 오는지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요소기도 하다"며 "공모규모가 기관중심 시장에 맞지 않거나 한국시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이 한국증시에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장이 유동성이 풍부하고 바이오 등 특정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은 해외기업에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의 철학·투명성에 중점…'듀 딜리전스' 중요

해외기업을 실사하면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기업의 실체와 경영진의 철학을 꼽았다.

이 부장은 "중국의 회계에 대한 불신이 많은데 사실 국내 4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고도 과거 사고를 친 기업이 다수였다"며 "그래서 누구도 이해할 수 있고 눈으로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산업군의 기업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진의 철학이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직원들이 아는 기업은 그들의 눈빛부터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과거 고섬사태의 경우 사업성뿐 아니라 대주주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던 사례"라며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영진의 도덕성과 사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 철학을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사를 하면서 경영진과 대화의 장벽을 해소하는 일도 중요하다. 공시 등 관련 업무에 대해 아무 어려움없이 물어볼 수 있는 주관사가 돼야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이 사전에 인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한의 실사인력도 타사 대비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신한금융투자 IPO부에는 해외기업 IPO팀이 따로 구성돼 9명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 국적의 인력만 4명이다. 이 부장은 "IPO 과정에서는 민감한 이야기도 많이 오가고 질적인 요건도 설명해야 해 문화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언어능력은 물론 IPO에 고도로 트레이닝된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싫으나 좋으나, 중국은 이웃나라로 수없이 경쟁하고 협업해야 하는 국가"라고 했다. 그는 "IPO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유통시장, 발행시장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라며 "순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하기 위해 좋은 기업을 받는 것이 주관사와 유관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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