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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로엔' 인수의 그늘… 재무건전성 약화 차입금·부채비율 급증… 실적 부진 '이중고'

정호창 기자공개 2016-08-17 10:30:49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음원서비스 업체인 로엔엔테테인먼트를 인수한 영향으로 재무 건전성이 전보다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1조 1000억 원 이상 늘었고, 순차입금도 9000억 원 가량 늘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까지 겹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의 6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 총계는 5조 2148억 원이다. 자산 중 부채는 1조 7034억 원, 자본은 3조 51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재무제표와 비교시 부채는 1조 1004억 원, 자본은 9260억 원 각각 증가했다. 자본이 35.8% 늘은 반면 부채는 182.5% 급증했다.

부채비율이 48.5%로 여전히 우량한 편이나, 지난해 말 수치(23.3%)보다 두 배 가량 높아져 단기간에 재무 건전성이 비교적 크게 약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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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재무구조에 이처럼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지난 3월 중순 로엔엔테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 8742억 원에 인수한 영향이다. 막대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차입금과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까지 5500억 원 가까운 순현금을 보유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해 오던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차입금 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늘며 순현금 시대를 마감했다. 6월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3444억 원으로 반년 만에 8900억 원 이상 빚이 늘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11.5% 감소했다.

이 때문에 1분기까진 금융수익을 밑돌았던 금융비용이 2분기부터는 수익을 초과해 카카오의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차입금 증가와 함께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 대목은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이다. 카카오는 올 2분기 3765억 원의 매출을 올려 2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실적에 비해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133% 증가한 수치다.

외형적으론 올 2분기 경영실적이 큰 폭으로 향상된 모습이나, 이는 사실 기저효과 등에 따른 착시현상이다. 올 2분기부터 로엔엔터테인먼트 실적이 카카오의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된데다, 카카오가 지난해 2분기 '어닝쇼크'로 평가될 만큼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점이 겹쳐 나타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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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을 제외한 카카오의 올 2분기 경영성적은 매출액 2661억 원, 영업이익 86억 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7.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5% 가량 감소한 수치다.

당초 시장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 실적을 합쳐 카카오가 올 2분기 4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와 비교시 '어닝쇼크'에 가까운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셈이다.

카카오가 이처럼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광고사업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이상 줄어든 반면 영업과 마케팅 비용 등은 크게 늘어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카카오 경영진은 광고사업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네트워크 정비 등을 단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부진이라 해명하고 있으나, 본업 경쟁력이 올들어 계속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에 대해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영업비용 증가는 카카오의 신사업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커진 탓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 이후 '카카오블랙'과 '카카오드라이버' 등 신규 서비스를 잇따라 론칭하며 O2O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O2O 사업의 확대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곤 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수익 창출 규모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O2O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카카오드라이버'가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볼 수 있듯 사업성에 확신을 갖긴 어려운 상태"라며 "실적 회복을 위해선 인터넷 비지니스의 근간인 광고 매출의 반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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