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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선지중화 '잰걸음'…LS전선아시아 '풀가동' 전력선 수요 무궁무진…공장 증설로 남부 수요 흡수

호치민(베트남)=이경주 기자공개 2016-08-29 08:03:1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8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치민이 지난해에야 전선 지중화(전선을 땅 밑에 매설하는 일)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LS전선아시아 남부 생산기지인 LSCV 정우용 공장장은 베트남 전력선사업 성장성에 대해 묻자 이 한마디 말로 정리했다. 서울시가 2005년 한국전력과 함께 지중화사업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은 10년이 늦다. 1990년 초 경제를 개방하고 쉴새 없이 성장가도를 달려왔지만 아직도 전력선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이란 뜻이다.

실제 베트남 풍경이 그랬다. '서울 강남'을 연상케 할 정도로 경제가 발달한 호치민도 금호아시아나 인터컨티넨탈 호텔 같은 최신식 빌딩들 건물 사이로 전신주와 이를 잇고 있는 전선들이 곧잘 눈에 띈다. 북부에 위치한 수도 하노이를 비롯해 나머지 지역들은 지중화율이 0%다. 지상에 전선들이 어지럽게 얽히고 설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LS전선은 베트남법인인 LS전선아시아를 상장시키기에 앞서 이 같은 전력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자들을 대동해 지난 25일 현지 탐방을 진행했다. 북부 생산기지 LS비나 케이블(이하 LS-비나)과 남부 생산기지 LS 케이블 베트남(이하 LSCV)을 방문했다.

◇20년 기틀 닦은 베트남 전력선 1위 'LS-VINA'

LS비나는 베트남 북쪽 끝에 있는 수도 하노이에서 2시간 거리인 항구도시 하이퐁(Hai Phong)에 위치해 있다. LS전선은 이 법인을 통해 1996년 베트남 전력선 시장에 진출해 올해로 20년을 맞고 있다. 초기 19억 원이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500억 원까지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4.4% 수준이다.

주력 제품은 전력선인 초고압선(HV), 중압선(MV), 저압선(LV)이다. 베트남 내수시장에서 매출이 77% 발생하며 주요 고객사는 △베트남전력청 △두산중공업 등 EPC업체, △삼성전자 모바일공장 등 현지 투자기업이다.

공장입구에 들어서면 1만8000평 규모로 넓은 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크게 HV생산동과 MV·LV 생산동, 완제품 저장창고가 있으며 부지의 1만5000평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베트남 전력선 제품의 30%가 공급된다. 나머지 약 3000평 부지는 원재료인 전기동 등을 쌓아놓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MV·LV 생산동에 들어서면 3미터 높이의 '코퍼로드 프로폴리 라인(copper rod PROPERZI LINE'이라는 거대 장비가 가장 앞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라인은 전력선의 원재료인 전기동을 용광로로 용해해 도체로 가공하는 신선(Bare Wire Drawing)공정을 담당하는 시작점이다. 연간 생산량은 3만톤 수준이다.

신선공정
LS비나 중저압케이블 신선공정

백인재 LS비나 법인장은 "용광로를 멈춤 없이 가동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자가발전 기능이 갖춰져 있다"며 "한 달에 25일 정도 가동하며 수요가 많을 때는 풀가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선공정을 통해 나온 전기동 가닥은 연선공정을 통해 여러 가닥이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이후 전기누설을 방지하는 전열체를 덧씌우고(절연·연합공정) 외부 피복을 입히면(시스공정) 완제품이 된다. MV·LV케이블은 도시 배전 라인이나 건물·공장·발전소 등에 쓰인다.

HV생산동은 66~230KV 수준의 초고압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HV케이블을 제조한다. 주로 대도시 송전 지중라인이나 대단위 공장·공단에 쓰인다. 백 법인장은 HV케이블의 경우 절연공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누설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백 법인장은 "LS비나는 LS전선, LG화학 등으로 선진업체로부터 절연관련 부품을 조달받고, LS전선으로부터 수시로 R&D 기술이전을 받기 때문에 절연 기술이 현지기업들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고 말했다.

HV케이블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단계로 LS비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LV·MV 중심으로 베트남 시장이 성장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HV수요가 늘고 있다"며 "LS비나는 현재 베트남 HV시장을 60~70% 점유하고 있는데 올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SCV, 공장증설로 호치민 등 남부 수요 흡수

2006년 설립된 LSCV는 베트남 남쪽 끝자락 도시 호치민에 위치해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컴퓨터 랜선에 쓰이는 UTP케이블과 LV전력선으로 LS비나보다 다변화 돼 있다. 지난해부터는 광케이블 사업도 시작했다. 타깃 시장도 내수가 아닌 글로벌로 LV를 제외한 매출의 95%가 수출로 발생한다. 지난해 매출은 1400억 원, 영업이익률은 4.3%다.

공장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건물보다도 2만평 규모의 유휴부지다. 어떤 설비나 건물도 없이 비어있는 상태다. LSCV는 전력선 시장의 잠재성장을 고려해 애초부터 부지를 5만평 규모로 충분히 확보해 놨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3만평만 LV, UPT, 광케이블 등 3개 생산동으로 쓰이고 있다.

LS전선은 마침내 이 유휴부지를 활용할 시간이 왔다고 판단했다. LS전선아시아 상장의 목적 중 하나가 LSCV의 공장증설을 통한 생산량 확대다. 명 대표는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 중 신주발행재원은 모두 LSCV 공장증설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SCV 1
LSCV 공장 전경. 생산동 좌측의 빈공터가 2만평 규모의 유휴부지

유휴부지에는 2017년까지 MV케이블 생산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LS전선이 예상하고 있는 투자비는 약 1500만 달러(약 170억 원)다. MV생산라인은 기존 LV생산라인과 함께 단기적으로 호치민의 전선 지중화 사업과 지하철 구축 사업 등에 필요한 전력선을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LS비나가 커버하지 못했던 남부지역 전체로 영업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우용 LSCV 공장장은 "베트남이 남북으로 길이가 1700km에 이르다보니 LS비나가 남쪽지역 수요나 납기를 맞추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며 "LSCV MV라인 증설로 북쪽과 남쪽 모두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치민에서 지난해 전선 지중화 사업과 올해 지하철 구축 사업이 시작돼 당장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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