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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gue Table]브렉시트, 미국 금리동결…한국물, 달러 쏠림 심화[KP/Overview] 달러화 비중 90% 돌파…최저 금리 기록 경신 행진

이길용 기자공개 2016-10-04 15:45:5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30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터지면서 한국물 발행은 잠시 중단됐다. 하지만 여파가 생각만큼 크지 않자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사들은 곧바로 외화 조달을 재개했다. 다만 3분기에 발행된 한국물들이 모두 미국 달러화로 발행되면서 한국물 통화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돌파했다.

2016년 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화의 유동성은 넘쳤다. 2015년 말부터 한국물의 신용도가 꾸준히 개선돼 한국물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물 발행사들은 3분기 최저 금리 발행 행진을 이어갔다.

◇ 브렉시트 여파로 한국물 발행 일시 중단...3분기 한국물 모두 미국 달러화

지난 6월 말 우려했던 브렉시트가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은 술렁였다.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브렉시트 투표에서 영국 국민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변동성은 확대됐다. 7월 발행을 추진했던 한국가스공사(KOGAS)와 KT, 국민은행은 일제히 딜을 잠정 중단했다.

브렉시트 여파는 예상만큼 오래가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영국이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 확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났다. 발행 채비를 마쳤던 한국물 이슈어들은 곧바로 국제 금융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가스공사가 브렉시트 이후 2주 만에 처음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5년물과 10년물로 트렌치를 나누고 각각 5억 달러와 4억 달러를 조달했다. 주문은 40억 달러가 몰릴 만큼 성황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브렉시트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물 발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이후 KT, 부산은행, 국민은행이 뒤를 이었다.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3분기에 공모로 이뤄진 한국물 딜은 모두 미국 달러화로 발행됐다. 상반기에는 유로화,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의 조달도 있었지만 3분기에는 이종 통화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국물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1분기 85.01%였던 한국물 발행 통화 중 달러화의 비율은 2분기 89.29%로 늘었다. 3분기에는 92.15%를 기록해 90%선을 돌파했다. 달러화가 한국물 시장을 지배하면서 영미계 하우스인 HSBC,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가 한국물 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6년 3분기 누적 해외채(공모) 발행 통화 비중

◇ 금리 동결, 유동성 넘치는 달러화...크레딧 개선된 한국물, 최저 금리 조달 잇따라

2015년 12월 금리를 인상한 미국은 2016년 2~4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중국 주식 시장 붕괴, 브렉시트 등 잇따라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미국은 금리 인상을 주저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 달러화의 유동성은 넘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말부터 대한민국의 크레딧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2015년 12월 무디스는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Aa3(안정적)에서 Aa2(안정적)로 한 노치 상향했다. 지난 8월에는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리면서 무디스 등급으로 수렴했다. 피치는 한 노치 낮은 AA-(안정적)로 평정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국제 신용평가 3사 모두 중국 대비 한 노치씩 높다. 무디스와 S&P는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놔 신용도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한국물의 경쟁자였던 중국물의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한국물의 인기는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 3사 국가별 등급 현황

유동성 장세와 국가 신용도 개선이라는 두 가지 호재가 작용하면서 한국물의 몸값은 날로 치솟고 있다. 3분기에 발행된 한국물들은 발행 때마다 조달 최저 금리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브렉시트 이후 포문을 열었던 한국가스공사는 10년물의 쿠폰 금리 2.25%와 가산 금리 90bp로 역대 한국물 10년물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했다.

이는 곧바로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의해 깨졌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8월 말 쿠폰 금리와 가산 금리를 각각 2.125%와 67.5bp로 달성해 한국가스공사보다 낮게 금리를 결정했다. 2주도 지나지 않아 산업은행은 10년물 5억 달러를 발행하면서 2%, 55bp에 발행을 마무리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KT는 2.5%와 110bp로 민간 기업 10년물 중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3년물 글로벌본드로 1.625%와 87.5bp를 달성했지만 현대캐피탈이 가산금리 82.5bp를 기록하면서 이내 기록을 반납했다. 부산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한국물 티어2와 티어1 코코본드 최저 발행 금리 기록을 새로 썼다. 농협은행도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한국물 5년물 중 최저 금리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발행사들이 한국물 최저 금리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 상황과 국가 신용등급이라는 외적인 요소가 작용한 만큼 발행사 자체의 크레딧으로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3분기에는 한국물이 발행 시점을 늦출수록 조달 금리가 낮아지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나타냈다.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천명한 만큼 금리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최저 금리 달성이라는 목표에 목을 매다 적절한 발행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 한국물 시장에서 최저 금리 기록을 경신했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면서 발행사 간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며 "결과만 보지 말고 시장 상황과 금리 동향까지 함께 고려하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6년 3분기 한국물 발행 조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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