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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키울 것" 조형민 로하틴그룹 한국대표 "단기 투자회수보단 장기성장에 더 관심"

송민선 기자공개 2016-11-03 08:45:22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 사모투자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외국계 투자회사로서 치킨, 한우, 순대 등 '가장 한국적인 메뉴'를 '빌드업(build-up) 과정'을 통해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바로 로하틴그룹(The Rohatyn Group. 이하 TRG) 얘기다. 미국계로서 주로 이머징 시장 사모투자(PE)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TRG는 국내에서 BHC치킨, 창고43,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불소식당 등 이름있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소유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회사로서 가장 한국적인 외식 프랜차이즈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비결은 뭘까. 이 투자 전략의 중심에 서 있는 조형민 로하틴 그룹 코리아 대표(사진)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TRG 조형민 대표
조형민 로하틴 그룹(The Rohatyn Group) 한국 대표

"TRG는 약 50억 달러(한화 약 5조 7000억 원)의 대체투자 자산을 운용하는 운용회사로, 투자 자산 중 대부분은 PEF가 차지하고 있다.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 CVCI(Citi Venture Capital International, 옛 씨티벤처캐피탈)가 회사의 모태로, 2013년 시티그룹으로부터 독립했했고, 서울에 오피스를 오픈한 지는 불과 한달여 전이다." 한국에서의 TRG펀드 운용순자산(AUM)은 약 2000억 원 가량이다.

조 대표는 TRG가 한국사무소를 열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씨티그룹 당시부터 시작해 TRG 한국에 투자하는 데 장기적이고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가지고 있다. 현지화를 위한 집중, 한국을 매력적인 미드마켓 인수국가로 보는 시각, 한국에 오랜 시간 투자해왔던 역사에 비춰 볼 때 한국에 근거를 두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TRG가 국내에서 투자한 외식업 포트폴리오의 투자 성과는 자못 흥미롭다. 지난 해인 2015년 BHC치킨은 전년 동기 대비 81.1% 증가한 매출액 204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업계 상위 3위다. TRG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2년 매출액은 811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BHC치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TRG 인수 이후 매출액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에서도 이처럼 인상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조 대표의 설명은 이렇다. "16년이 넘는 PE 투자 경력을 거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된 스킬이 '역으로 생각하기', '다르게 생각하기'다. 아무리 기회가 막혀있는 듯 보여도 좀 더 다가서서 찬찬히 바라보면 그 그 산업의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바로 그 가치를 찾아내는 전문가적 식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도 막대한 자금력과 테크닉을 가진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GP들이 이미 즐비하지만, 특화되고 차별화되는 것이 GP로서 무한 경쟁에서 생존하는 열쇠라고 본다."

이번엔 TRG가 특별히 국내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조 대표는 "소비재 산업은 항상 관심을 가지던 영역이고, 특히 외식프랜차이즈, 식음료(F&B) 분야는 TRG가 CVCI 때부터 좋아했고 잘 해온 분야"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F&B는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쉽고, 설비 투자가 제한적이며,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서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전략을 쓰기에 가장 적합한 타겟"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TRG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양호하게 유지하는 과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 외국 사모펀드라고 하면 당장 떠올리는 단어가 '먹튀' 아닌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것으로 안다. 실제로 몇몇 나쁜 케이스가 국내 사모투자 시장을 변질시켰고, 나쁜 인상을 줬던 게 사실이다. 이런 부정적 인식이 TRG에 투영되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려고 한다."

실제로 TRG는 국내에 투자한 첫 시점부터 지금까지 단 한푼의 회수 없이 재투자에 전념해오고 있다. 배우 전지현 등을 BHC치킨 광고모델로 고용 하는 등 마케팅 예산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소비재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CAPEX가 불필요하지만, 신공장 준설 등 장기적 관점의 투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으려고 노력한다. 단기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 구조 조정에 나서는 일은 절대 없으며, 배당이나 유상감자를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연신 강조한다.

"무엇보다 TRG가 BHC 등을 인수한 후 매장 당 매출액이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새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오고 있고, 영세한 국내 프랜차이즈를 보다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치킨, 한우구이, 순대국 등 한국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들을 글로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또한 그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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