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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딜에 북적대던 PE들, 본입찰서 자취 감춘 이유 주가 불확실성·회수 리스크·지배력 한계 부담

한형주 기자공개 2016-11-15 17:45:5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1일 2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 매각 본입찰에 응할 것으로 예상됐던 다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IMM PE를 제외하고 모두 불참한 이유는 뭘까. 시장에서는 이들이 대체로 주가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회수 리스크와 분산매각 특성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는 조건 등을 불참 사유로 들었다. 매각측은 PE들이 직전 예비실사에 비교적 성실히 임했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1일 진행된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IMM PE를 제외한 대다수의 PE가 발을 뺸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PE가 참여했던 예비입찰 때와 달리 이들은 정작 본입찰에서는 자취를 감춘 셈이다. 우리은행 실사 참가자 중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PE 후보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PEA, 한앤컴퍼니, 보고인베스트먼트, H&Q 코리아, 유니슨캐피탈, 중동계 등 기타 해외 투자자를 합쳐 총 8곳가량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투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은 보고인베스트먼트는 일찌감치 응찰을 포기했고, H&Q와 유니슨 등도 막판 투자의향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대적으로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어피너티와 베어링, 한앤컴퍼니도 입찰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5시까지 끝내 접수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FI(재무적 투자자)의 성향상 대부분이 유사한 이유로 불참했다는 의견이 시장의 중론이다. 그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가격'이다. 정부가 제공한 사외이사 추천권이라는 유인책만으로 투자에 뛰어들기엔 각 PE가 책임져야 할 주식 물량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것. 이 가운데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매각 기대감에 급상승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 수립에 난항이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LP(유한책임사원)들이 선호할 만한 성격의 딜이 아니었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딜 스토리라고 해봐야 '민영화' 뿐인 거래에서, 대형 상장법인의 주식을 산다는 것에 출자자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끝까지 입찰 참여를 저울질했다는 한 PE 관계자는 "대규모 펀딩 기반이 구축돼 있어 소진 의지가 확고한 IMM을 빼고는 대부분 국내 GP(운용사)들이 펀드레이징 이슈에 발목이 잡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점주주 지분이라 해도 통매각이 아닌 분산매각 형태인 만큼 PE가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할 수 없는 구조라는 한계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PE가 주주로 참여해 주도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LP들에게 투자수익을 보장한다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딜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언가 다른 앵글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LOI(인수의향서)를 내고 실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했으나,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만한 마땅한 명분을 발견하지 못해 포기했다"고 전했다.

일본 본사인 오릭스코퍼레이션을 앞세워 전략적투자자(SI)의 자격으로 우리은행 지분 인수전에 합류했던 오릭스PE도 다른 GP들처럼 본입찰에 불참했다. 일각에서 정부가 제시한 예정가를 밑도는 가격을 써내 거래에서 배제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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