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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 생존의지 정말 있나 [thebell note]

김장환 기자공개 2016-11-29 08:15: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감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 대성산업이 최근까지 지속했던 자산매각 과정을 봤을 때 꼬리를 무는 생각이다.

대성산업은 지난 수년간 공격적으로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재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887%에 달할 정도.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만 24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들고 있는 돈은 20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차환이 과연 가능할 지도 의심스럽다.

대성산업이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트루세일'이라고 보기 어려운 딜 구조를 지속해서 짜온 탓이 컸다. 그룹의 부실을 부른 서울 구로 신도림 디큐브시티 복합타운 조성 사업 관련 자산을 매각한 일이 대표적이다. 중간에 김영대 회장 등 오너가가 참여한 '리츠'를 끼워넣었다. 자산을 다시 되사들일 수 있는 조건들을 붙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지불해야 할 이자 등이 회사에 고스란히 남았다. 자산 매각으로 인한 최적의 효과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

기가 막힌 일은 얼마 전 완료한 대성쎌틱에너시스 매각도 '파킹딜'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대성쎌틱에너시스 매각 지분에 풋옵션, 콜옵션까지 각종 조건을 잔뜩 붙였다. 330억 원을 받고 팔았는데, 190억 원이 향후 돌려줘야 할 빚으로 부채 항목에 고스란히 유입됐다. 알짜 자산이었다. 별다른 조건 없이 팔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성산업은 정작 반기문 테마주란 소문만 즐기고 있는 모양새다. 김 회장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UN사무총장과 동년배의 서울대 동문이고, 또 계열사 공장이 반 총장 고향인 충북 음성에 있다는 점이 루머를 키웠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회사 관계자들은 '아니다'라면서도, 정작 주식시장에 적극적인 해명은 없다.

2300원에 그쳤던 주가가 이로 인해 최근 4200원을 넘어섰다. 이 정도만으로도 실질적인 기업 밸류에이션에 비해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진실은 정치권에 그 누가 들어온다고 해도 대성산업이 현재의 위기를 넘기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대성산업은 연감 금융이자만 700억~900억 원에 달하는 탓에 실질적으로 돈을 만지기가 쉽지 않다. GS칼텍스의 최대 일반대리점 주유소란 사업적 메리트도 이로 인해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 해외자원개발 등 부실 자산 정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단행했던 자산 매각을 제대로만 했어도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 살아보겠다는 의지보다 되찾겠다는 욕심이 앞섰기 때문에 빚어진 일로 봐야 한다. 현재 지주사 대성합동지주가 진행 중인 대성산업가스 지분 매각에서는 이 같은 과욕을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대성산업에게 남겨진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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