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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이례적 물량 배분…IBK '실리' KB '명예' [Deal story]IBK증권 인수분, 주관사 두배 이상…KB증권 출신 실무진 관계 고려

김시목 기자공개 2016-12-23 08:18:4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막바지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효성이 특정 인수 증권사에 주관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물량을 배정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주관사가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는 게 관행화해 있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지난 2013년부터 돈독한 관계를 쌓아 온 IBK투자증권 회사채 실무진을 배려한 물량 배분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IBK투자증권 회사채 인수영업은 과거 KB투자증권 출신의 김재연 상무, 방종호 이사 등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들의 영입 덕분으로 IBK투자증권은 실제 주관사인 KB투자증권보다 더 많은 수수료 수입을 얻게 됐다.

효성 입장에서는 회사채 시장 최강자인 KB투자증권이라는 하우스와의 의리도 무시할 수 없었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IBK투자증권 실무진이 몸담으며 꾸준히 관계를 쌓아 온 곳이기도 하다. 효성은 KB투자증권에 단독 주관사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성의를 표했다. IBK투자증권 실무진에는 실리를, KB투자증권에는 주관사의 명예(?)에 주는 특이한 재무전략을 구사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 실무진 돈독한 관계, 수수료로 보상…하우스간 의리는 주관사 '명예로'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대표주관사로 KB투자증권, 인수단에는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곳을 포함시켰다. 3년물과 5년물 회사채 인수수수료율은 각각 20bp, 25bp로 책정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관사인 KB투자증권의 인수 물량이 150억 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반면 IBK투자증권은 두 배가 넘는 350억 원을 책임졌다. 통상 주관사가 높은 수수료 수입을 보장받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나머지 5곳 하우스는 모두 100억 원 어치씩 할당받았다.

효성이 책정한 인수수수료율을 감안하면 KB투자증권이 3250만 원, IBK투자증권이 7250만 원을 보장받는다. KB투자증권은 별도 주관수수료 수입이 예정돼 있지만 30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IBK투자증권보다 얻게 되는 수입이 그래도 적은 셈이다. 타 인수 증권사는 2000만~2500만 원 수준.

시장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룹 증권사들에 인수 물량을 몰아주는 사례는 흔히 있지만 이 같은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IBK투자증권 실무진들을 챙기면서 회사채 역량이 뛰어난 KB투자증권에 주관 업무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효성과 IBK투자증권의 회사채 실무진 간 관계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연 상무나 방종호 이사 모두 KB투자증권에 몸을 담았던 적이 있었다. 특히 올해 이직한 방 이사는 지난 2013년 이후 효성이 조달한 4차례 회사채 주관사 실무 책임자로 모두 참여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다.

KB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는 있지만 이번 증액발행 물량 500억 원을 감안하면 추가 인수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증액분에 대한 비중이 고루 나눠 가져갈 경우 KB투자증권이나 IBK투자증권의 수입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상호 윈윈? 주관사 불만?

IB 관계자는 "K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실무진들 간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별 무리 없이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발행사가 최종 결정한다는 점에서 KB투자증권은 아쉬울 수 있다"며 "증액 물량에 대한 인수 의지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A0, 안정적)은 전일(20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청약금을 끌어 모았다.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거진 채권시장 불확실성을 거뜬히 해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효성은 넘치는 투자 수요를 감안해 조달 자금을 증액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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