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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달라진 위상…200억 달러 물량 회복 [KP/Overview] 신용등급 상향, 우량물에 수요 집중…달러화 쏠림 숙제

이길용 기자공개 2017-01-02 10:05:4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3: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중국물 눈치를 보던 한국물의 입지가 달라졌다. 신용도가 저하되는 중국과 달리 한국물은 AA급으로 발돋움하면서 우량 채권을 찾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빅딜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발행 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었다. 2015년 최악의 부진을 1년 만에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한국물 발행 물량의 90% 이상이 미국 달러화로 조달됐다. 2015년 한국물 발행 2대 통화였던 위안화는 자취를 감췄다. 한국물의 신용도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만기가 장기화되는 긍정적인 흐름도 발견됐다.

◇ 중국물 제친 한국물, 투자자 성황...발행 물량 200억 달러 돌파

30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6년 한국물 발행 물량은 244억 5999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5년 185억 5659만 달러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2009년 이후 한국물 공모 물량이 2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 해는 2010년과 2015년이다.

2015년에는 한국물 차환 물량이 감소하면서 발행 부진이 예견됐다. 2014년 313억 달러에 달했던 만기 도래 물량은 2015년 285억 달러로 줄었다. 차환 물량이 적었고 공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한국물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2015년 한국물 시장은 부진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2015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16년 만기 도래 물량이 293억 달러로 2015년보다 8억 달러 많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국가 신용등급이 꾸준히 상향되고 빅딜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냈다.

한국계 공모채권 해외 발행 추이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물은 중국물의 눈치를 보는 신세였다. 당시 국제 신용등급이 같았는데 발행 규모와 가산금리(스프레드) 수준이 중국물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자연스레 투자 수요가 중국물에 몰렸고 한국물은 중국물과 프라이싱 시점이 겹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2015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무디스와 S&P는 중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피치는 A+(안정적)로 등급을 강등했다. 한국은 2015년 말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Aa2로 한 노치 상향시키면서 우량 크레딧을 확보했다. 지난 8월에는 S&P도 무디스와 마찬가지로 AA로 등급을 올렸다. 피치만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물이 우량 채권으로 발돋움하면서 2016년 글로벌 투자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국물에 눈치를 보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한국물은 발행 예정 규모보다 5~10배 이상의 수요를 모으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7월 이후에는 발행을 할 때마다 역대 최저 금리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치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빅딜도 잇따라 등장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달러화 시장에서 글로벌본드를 두 차례 발행했는데 모두 25억 달러로 역대 최대 조달 규모를 달성했다. 트렌치도 3~4개로 구성하면서 다양한 조달 전략을 선보였다. 산업은행도 15억 달러와 10억 달러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해 빅 이슈어의 입지를 다졌다. 한국석유공사도 두 차례 글로벌본드를 모두 10억 달러씩 찍어 빅딜 행렬에 합류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과 빅딜 출현이 잇따르면서 한국물 발행 물량은 2016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에는 한국물 만기 도래액이 309억 달러로 2016년보다 소폭 늘어 한국물 호황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국제 신용평가 3사 국가별 등급 현황

◇ 미국 금리 인상 자제, 달러화 90% 이상 차지...만기 장기화 눈길

2015년 말 금리를 인상했던 미국은 2016년 중국 증시 폭락,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국제 금융 시장에서 변동성이 큰 이슈들이 발생하자 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연초 2~4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한 차례 25bp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쳤다.

미국 달러화의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한국물 발행 통화 중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92.19%에 달했다. G3(달러화·유로화·엔화) 통화인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수출입은행과 한화케미칼 각각 한 건씩 발행되는 데 그쳤다. 이종통화는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외에 모두 사라졌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았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달러화 실수요가 대부분인 한국물 발행사들에게는 유로화와 엔화의 스왑(Swap)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5년 말 유로화 베이시스 스왑(Basis Swap)은 -19bp에서 지난 12월 20일 -57bp로 악화됐다. 같은 기간 엔화 베이시스 스왑은 -73bp에서 -80bp로 벌어졌다.

2015년 한국물 2대 통화로 떠올랐던 중국 위안화는 2016년 찾아볼 수 없었다. 연초 홍콩 역외환율이 급등하면서 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했고 은행간 위안화 대출이 한 때 66.8%로 급등할 정도로 흔들렸다.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위안화 발행 환경은 급속도로 악화돼 한국물 시장에서 위안화를 보기 어려워졌다.

한국물 크레딧이 개선되면서 만기는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6년 한국물 금액가중평균 만기는 6년으로 전년 5.6년 대비 확대됐다. 국내 보험사들이 10년물 투자를 선호하면서 장기물 수요를 뒷받침해줬다는 분석이다.

유로화, 호주 달러화, 엔화 등도 모두 만기가 장기화됐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유로오시본드(Euro Aussie Bond)와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면서 만기를 10년과 10.5년으로 설정했다. 호주 달러 시장에서도 10년물 이상의 장기물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책은행들이 몸소 보여준 사례다.

2016년 한국물(공모) 발행 통화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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