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0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매각이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성사의 관건인 원매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현대카드 1대주주 현대자동차 간 엑시트(투자금 회수) 조건 논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매 대상인 현대카드 지분 43%에 대한 현대차-어피너티 간 엑시트 보장 문제가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어피너티가 이번 딜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진 시점은 작년 11월 말이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주주간계약(SHA) 체결 소식이 없어 일각에서 회의론이 제기됐다.

현대카드 지분 거래는 매각자(GE캐피탈)와 원매자(어피너티) 뿐 아니라, 대주주(현대차)의 이해관계까지 충족해야 이뤄질 수 있는 구조였다. 인수자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만큼 매각 주체 측에 최소한의 엑시트 조건 보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최대 쟁점이었다. 파는 쪽은 GE지만 FI가 텀싯(주요 거래조건)을 인정받으려면 현대차까지 고개를 끄덕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긴 호흡이 필요한 딜로 여겨졌다.

일부에서 '제2의 실트론'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었다. 이 가운데 3자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은 그만큼 당사자들의 거래 완결 의지가 강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어피너티가 제시한 추후 보유 지분 풋옵션 또는 현대카드 기업공개(IPO) 카드 중 어떤 것이 받아들여지고 어떤 것을 양보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어피너티가 현대카드 지분 공동매입을 위해 모집한 해외 LP(출자자)들과의 'Co-Investment' 구조도 아직은 확정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PE가 카드사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경우 대주주로 간주돼 적용받는 적격성 심사를 피하기 위해 이번 딜에 제3의 투자자들을 초청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가세해 일부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해당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피너티는 전체 투자금 중 2000억~3000억 원을 인수금융(loan)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증권과 NH농협은행을 인수금융 주선사로 선정, 신디케이션(신디케이트론 대주단 모집)을 준비 중이다. 정확한 딜 사이즈는 현대차 등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인수금융을 포함해 대략 7000억 원대 중반~8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와 GE캐피탈, 어피너티는 늦어도 내달 안에 현대카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화되면 현대차와 GE의 지분관계는 약 12년 만에 청산을 맞게 된다. GE캐피탈은 지난 2004년 현대차그룹과 조인트벤처(JV) 협약을 맺고 현대카드 지분 43%를 6700억 원에 매입했다. 그러다가 2014년 양자 간 합작 계약이 종료되면서 보유지분을 내놓게 됐다. 매각 주관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