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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자산·부채 만기 미스매칭 우려 고조 [2017 캐피탈마켓 전망]단기 발행어음으로 장기 기업투자…금리 상승에 취약

임정수 기자공개 2017-02-06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2일 0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책이 본격 시행되면 대형 증권사들의 자금조달-투자자산 간 만기 미스매칭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기 발행어음(자발어음)을 활용해 조달한 자금으로 장기 투자에 나설 경우 만기 미스매칭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과거 종합금융회사의 몰락을 야기했던 만기 미스매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만기 미스매칭 확대 필연…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

초대형 IB 5개사는 오는 7월부터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미래에셋대우는 13조 4000억 원, NH투자증권은 9조 2000억 원,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은 각각 8조 4000억 원 규모의 어음 발행과 기업여신 또는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은 1년 미만 단기상품이다. 과거에 주로 종금사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STB)에 비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형 증권사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증권사들의 투자는 장기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1년 이하의 기업여신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심지어 역마진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용도 차이와 만기 미스매칭을 적절히 활용해 투자해야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본부장은 "발행어음 계정의 이자 마진(NIM)을 150~200bp 정도로 본다"면서 "현재의 저금리 상황에서 150bp 이상의 NIM을 얻으려면 모험 자본에 투자하거나 만기 미스매칭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발행어음이 레버리지 규제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만기 미스매칭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형 IB는 환매조건부채권(RP)나 전자단기사채로 레버리지 한도를 모두 채우고도 자기자본의 200%까지 추가적인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증권사 건전성 규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시 만기에 따른 리스크가 차별화돼 있지 않는다는 점도 만기 미스매칭을 용인하는 요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 채권 익스포저(Exposure)에서 만기 미스매칭으로 인한 손실이 커지고 있다"면서 "발행어음 계정에서까지 미스매칭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증권사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실적 변동폭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규제 해법 필요…NCR 완화 주장도

이 때문에 발행어음 계정의 만기 미스매칭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규제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부동산으로의 자산 쏠림을 우려해 발행어음 계정의 부동산 투자 한도를 10%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산 쏠림 뿐만 아니라 만기 미스매칭 문제에 대한 리스크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초대형 IB 육성책의 기본 취지인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NCR을 완화하면서 미스매칭 문제에 대한 규제 해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다른 규제들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만기 미스매칭 관련 규제만 엄격해지면 초대형 IB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어음 계정의 자산별·신용등급별 영업용순자본 차감 비율을 줄여 투자 활동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미스매칭 문제에 대한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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