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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장 추천 결렬, '모래전쟁' 탓? 해양수산부·수협중앙회 역대 최고 갈등

안영훈 기자/ 김선규 기자공개 2017-03-08 18:01:3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8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은행 독립 출범 후 처음으로 이뤄진 수협은행장 공모가 파행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8일) 4명의 후보자 면접을 마친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2시간 30여분간 내정자 선임을 위해 의견을 모았지만 결국 5명의 행추위원 중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되는 차기 수협은행장 내정자를 정하지 못했다.

행추위는 당장 오는 9일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지만 내일 모임에서 결론을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일부 행추위원들은 재공모 카드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일 차기 수협은행장 내정자 선임이 불발된 배경으로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가 벌이고 있는 '모래 전쟁'의 여파로 보고 있다.

모래 전쟁이란 국토교통부가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단지에서 앞으로 1년간 650만㎥의 모래 채취를 허가하는데 동의한 해양수산부의 결정에 부산·경남지역 수협조합을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는 사태를 말한다.

남해안 바다모래 채취 이후 해당 지역 어민들은 어업량이 급감했다며 바다모래 채취에 반발했다. 바다모래 채취 허가 부처는 국토교통부이지만 해양수산부의 동의가 필요했고, 어민들은 해양수산부에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와 수협조합장들도 어민대표로 반대의견을 피력했지만 결국 해양수산부는 국토교통부가 모래 채취를 허가하는데 동의했다.

결국 국토교통부의 모래 채취 허가에 동의한 해양수산부와 어민들을 대표하는 수협중앙회의 갈등이 폭발했다. 한 관계자는 "모래 전쟁으로 표현되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의 갈등이 역대 최고 수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행추위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나기 전에 "모래 전쟁으로 인한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갈등이 차기 수협은행장 공모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언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그의 예언은 사실이 됐다. 수협은행장 선출의 경우 수협은행 이사회 결의와 주총을 통해 이뤄진다.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수협은행 주총은 수협중앙회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정관상 해양수산부가 수협은행장 선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수협 내부에서는 간접적으로 해양수산부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수협중앙회는 해양수산부의 소관 기관이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해양수산부는 행추위 내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5명으로 구성되는 수협은행 행추위의 경우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에서 각각 1명씩 추천하고, 수협중앙회에서 2명의 위원을 추천한다. 수협은행장 추천은 행추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결국 차기 수협은행장 내정자 선출에는 정부측 행추위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수협은행 한 관계자는 "수협중앙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해양수산부가 수협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차기 수협은행장 내정자 선출 결렬 배경이 정부측 행추위원들과 수협중앙회 행추위원들간 이견으로 빚어졌다고 알려지면서 해양수산부와의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 내부에서 어느정도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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