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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산업재편 2라운드 주연 예약? ④현대 인수 후 EBITDA 2200억…시황 안정시 5년후 추가 M&A 가능

정호창 기자공개 2017-04-06 08:17:12

[편집자주]

현대시멘트 새 주인이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으로 정해지면서 국내 시멘트 시장의 판도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015년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촉발된 시멘트 산업 재편(consolidation) 과정을 복기하고, 향후 시장 변화와 2차 인수합병(M&A) 방향 등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3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를 LK투자파트너스-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인수하기로 결정되면서 2015년 이후 국내 시멘트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4개 업체가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시장 재편 1라운드가 전략적 투자자(SI) 2곳(삼표·한일)과 재무적 투자자(FI) 2곳(한앤컴퍼니·글랜우드-베어링PEA 컨소시엄)의 승리로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일단락된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수년 뒤 전개될 재편 2라운드 전망으로 옮겨지고 있다. FI가 보유한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를 누가 인수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2년간 진행된 4건의 M&A를 통해 국내 시멘트 시장은 30년 이상 유지해 오던 '7강'구도가 '6강'체제로 전환됐다.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 재매각이 신규 진입자가 아닌 기존 업계 내에서 소화된다면 국내 시멘트 시장은 '4강'체제로 추가 재편돼 한층 안정된 시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시장 재편 2라운드 예상 주역도 한일시멘트

향후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 재매각이 추진돼 시멘트 시장이 재편 2라운드에 들어갈 경우 이들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업체는 역시 한일시멘트다. 재무 여력과 시장 지위, 인수 후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 등이 현 사업자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현대시멘트를 인수해 합산 점유율 22%를 확보하게 된 한일시멘트는 쌍용양회를 누르고 업계 1위 사업자 지위에 오를 전망이다. 쌍용양회는 국내 시멘트 시장에서 2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수년 후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42%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사실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에 오를 수 있다. 기업 규모가 크고 인수가격이 높은 쌍용양회 대신 11%대 점유율을 보유한 한라시멘트를 인수할 경우엔 쌍용양회를 인수할 때보다 점유율이 33% 수준으로 낮아지지만, 역시 확고부동한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가격 주도권' 등을 손에 쥘 수 있다.

M&A업계는 물론이고 시멘트 시장에서도 한일시멘트가 향후 쌍용양회나 한라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한일시멘트는 이번에 LK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인수하는 데 총 6272억 원의 자금을 들였다. 사실상 가용한 재무여력을 총동원해 현대시멘트 인수에 사용했다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나마 인수 지분 모두를 한일시멘트가 소유하는 구조도 아니다. 인수자금의 절반 이상을 LK투자파트너스가 모집한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금융(Loan) 투자자들에게 기댔다.

관련 업계에선 FI와 SI가 손잡고 인수하는 구조의 M&A에서 통상적으로 수년 뒤 SI가 FI의 보유지분을 인수하거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엑시트(Exit)를 보장하는 주주간계약을 맺는 점을 근거로, 향후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 몫으로 배정된 현대시멘트 지분을 인수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소 2~3년간은 한일시멘트의 재무여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시황 안정시 5년이면 재무여력 회복 전망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1조 4412억 원의 매출을 올려 10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537억 원을 기록했다.

한일시멘트 품에 안기게 된 현대시멘트는 같은 기간 매출 3788억 원, 영업이익 533억 원, 에비타 676억 원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두 회사 실적을 합산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1550억 원, 에비타는 221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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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같은 국내 시멘트 시황이 향후에도 지속될 경우 3년 정도면 현대시멘트 인수가격을 상회하는 6600억 원 이상의 현금 창출이 가능한 셈이다. 시황만 안정된다면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한 원재료 구매력 상승, 물류비 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3년 후 쯤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의 엑시트 시키고 현대시멘트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멘트 시황과 한일·현대시멘트의 경영실적이 꾸준히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5년 뒤에는 4000억 원 수준의 실탄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정도 재무역량을 갖추게 되면 인수금융(Loan)을 활용해 쌍용양회나 한라시멘트 인수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게 M&A 및 시멘트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 시장이 7강 구도에서 6강 체제로 재편됐기에 시황이 조금 나빠지더라도 한일과 현대시멘트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5년 정도면 재무여력을 다시 회복해 추가 M&A에 나설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를 보유한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베어링PEA 등 PE들이 현대시멘트 매각 결과를 접한 뒤 엑시트 전략을 수정해 5년 뒤 매각 추진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판단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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