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 느낀 메리츠운용, '투자철학' 바뀌나 [자산운용사 경영분석] ②삼성전자 신규편입·펀드라인업 확대 등 기존 입장 번복

최은진 기자공개 2017-05-10 14:30:3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7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 하우스-원 펀드',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는 확고한 투자철학, 장기투자. 존리 대표 취임 후 메리츠자산운용이 줄곧 주장하던 철학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를 통한 2년간의 화려한 전성기, 1년 반에 걸친 부진을 겪은 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변신을 꾀하기 시작하면서다.

메리츠코리아펀드 외 후속 펀드를 계속 출시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주도주로 급부상한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전격 편입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메리츠자산운용이 초심을 잃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전성기와 위기는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의 수익률 추이와 맥을 같이 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13년 7월 설정 후 2년간 60%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메리츠자산운용의 수탁고는 6000억 원대에서 3조 5000억 원으로 5배 이상 커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7억 원에서 66억 원으로 퀀텀점프 했다.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메리츠코리아펀드는 30%에 육박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2년간 올린 수익률을 1년 반만에 끌어 내린 셈이다. 중소형주에 주력했던 투자전략이 대형주 중심의 장세에서 맥을 못췄다. 수탁고는 6000억 원 줄어들었고 당기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흥행으로 이뤘던 메리츠자산운용의 명성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메리츠코리아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 설정 후 수익률 추이

이런 상황에서도 메리츠자산운용은 당황하지 않았다.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주장하며 투자철학에 흔들림이 없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메리츠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의 펀더멘털이 변함없이 우수하다는 점도 운용보고서 등의 소통 창구를 통해 꾸준히 전달했다.

하지만 메리츠자산운용 내부적으로는 위기의식이 퍼졌다. 특히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심화되면서 메리츠자산운용이 주력 투자했던 헬스케어, 화장품, 미디어 업종의 부진이 이어진 탓에 위기의식은 더 짙어졌다.

이에 메리츠자산운용은 타개책으로 펀드 라인업 강화,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 외 메리츠코리아스몰캡·메리츠글로벌헬스케어·메리츠차이나·메리츠베트남펀드 등 총 4종의 펀드를 신규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 내년까지 추가로 3~4개 정도의 펀드를 신규로 내놓을 계획이다. 일부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더라도 다른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으리란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익률 복구를 위해서도 적극적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책임운용역을 변경했다. '팀 공동 운용 체제'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는 있으나 의사결정의 최종 결정자인 책임운용역이 바뀌면 포트폴리오 전략도 바뀔 수 밖에 없다.

헬스케어, 음식료업, 미디어업종에 쏠려 있던 포트폴리오가 올해들어 전기전자업종이나 화학업종 비중을 다소 늘리며 균형을 찾고 있다는 점도 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펀드 자산 내 3% 비중으로 투자한 것도 책임운용역 변경 이후다.

하지만 업계는 메리츠자산운용이 최근 취하고 있는 전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펀드 라인업을 강화한 것은 애당초 메리츠자산운용이 주장했던 원 하우스-원 펀드 전략과 대치된다는 지적이다. 또 삼성전자 신규 편입 등 포트폴리오 조정 역시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는 투자 원칙을 깬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메리츠자산운용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전략은 기존 자산운용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며 "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니까 다른 대안이 될 펀드를 만들고 마케팅해서 돈 끌어 모으는 등의 방식은 메리츠자산운용이 지탄했던 국내 운용업계 관행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메리츠자산운용은 여전히 투자철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펀드 라인업 확대는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더 많이 마련하는 차원이고 삼성전자 투자는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관점이 바뀐데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오래 갈 수 있는 펀드를 운용하겠다는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그에 맞는 철학으로 여전히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소소한 변화들을 가지고 철학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