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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올해도 손실 나면 '자본잠식' 우려 [치킨게임 E-커머스]1조원 투자유치에도 작년 자본총계 3180억원…대규모 손실시 자본잠식 우려

이서윤 기자공개 2017-06-28 08:33:15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쿠팡은 지난해 2년 연속 5000억원 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면 현재 남아 있는 자본총계를 모두 소진하게 된다.

쿠팡은 '공헌이익'이란 자체 관리 회계 개념을 들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각종 고정비와 비용 부담이 커 실적 턴어라운드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27일 쿠팡에 따르면 회사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2억, 12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에 각 5652억 원, 5617억 원으로 불어났다.

쿠팡 재무지표

2014년부터 외부 투자자로부터 1조원이 넘는 자본 유치를 받았지만 이마저 조기에 대부분 소진했다.

지난해 쿠팡의 자본총계는 3180억 원이었다. 2015년 4244억 원에서 25%가량 줄어들었다. 사업 초기인 2013년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2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을 기록한 바 있고 2014년엔 23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쿠팡은 매년 증자와 투자유치로 자본을 확충해왔다. 보통주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 규모는 2013년 631억 원에서 이듬해 2131억 원이 됐다. 당시 미국 세콰이어캐피탈에서 1억 달러(약 1025억 원)을 조달했고 같은 해 12월 미국 블랙록 등으로부터 3억 달러(약 3222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은 직후인 2015년과 2016년에는 각 1조1343억 원, 1조5843억 원까지 보통주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이 늘었다.

그러나 손실로 인한 결손금이 쌓이며 자본 확대 효과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작년 말 현재 쿠팡의 누적 결손금은 1조 2000억 원으로 6400억 원 수준이었던 전년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누적결손금을 처리하면서 보통주 기준 자본금과 주식발행 초과금을 모두 잠식하고 자본총계는 3000억원 대로 축소된 상태다.

올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간 외부 자본 유치로 버텨왔지만 올해도 예년 수준의 적자를 내면 자본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

쿠팡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고 물류와 정보기술(IT) 부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투자를 지속하면 영업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본잠식은 상장사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되는 사안이다. 쿠팡은 비상장사인 까닭에 상장폐지와 상관 없지만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회수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이익이 나지 않아 배당도 불가능한 데다 기업공개(IPO)도 어렵다. 자본잠식 상태는 새로운 투자자 유치 작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마케팅과 물류 관련 투자 등으로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쿠팡의 자본총계가 300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유통사들까지 참여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지속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배송 및 가격 경쟁으로 기초 체력이 약해진 상태"라며 "쿠팡은 2년간 대규모 적자를 시현해 추가 자금조달이 없을 경우 향후 영업 방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자본 확충 필요성은 느끼고 있으나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작년 기준 3600억여원의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고 외부에서 받았던 투자금도 일부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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