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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NH증권 '우뚝'…한국증권 '비상'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계열 회사채 4조 폭발, 과점경쟁 지속...KB증권 주춤, 케이프증권 선전

김시목 기자공개 2017-07-13 12:03:00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잠잠했던 LG그룹 계열사 회사채 물량이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대폭발했다. 전기(2015년 7월~2016년 6월) 대비 3배에 달하는 물량을 시장에 풀었다. LG그룹이 찍어낸 회사채 규모는 최대 빅 이슈어 집단인 SK그룹과 큰 차이가 없었다. 증권사들이 가져갈 수수료만 총 100억 원에 육박했다. 물량 확보를 위해 대형은 물론 중소형 IB까지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LG그룹이 선택한 '최고 단짝'은 NH투자증권이었다. 오랜 신뢰 관계에 기반한 몇몇 증권사의 과점 체제속에도 NH투자증권은 전체 발행 물량의 20%를 가져갔다. LG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모두에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저력을 발휘할 정도였다. 한때 소속 기업별로 편차가 있었지만 이제는 계열사 전반에 네트워크가 견고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비상은 유독 돋보였다. 번번히 4~5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번 만큼은 KB증권, 케이프증권 등을 제쳤다. 반면 KB증권은 SB 최강자 위상에도 유독 LG그룹 커버리지에서는 두 하우스에 밀렸다. NH투자증권과의 경쟁은 고사하고 한국투자증권에도 밀렸다. 케이프증권은 여전한 존재감을 보인 반면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은 다소 밀려난 양상을 보였다.

◇LG 회사채 '폭발'…NH증권 '돈독함' 과시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조 7500억 원어치의 SB를 발행했다. 1년 전 같은 기간(1조 5000억 원) 대비 무려 1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5년 만에 시장에 돌아온 LG화학(8000억 원)을 비롯 LG전자(8200억 원), LG디스플레이(6000억 원), LG유플러스(3000억 원) 등 우량 이슈어들이 총출동했다. 모두 12곳의 계열사들이 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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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NH투자증권과의 돈독함을 다시 조명받았다. NH투자증권이 받아간 물량은 전체 물량의 20%에 달하는 무려 7500억 원 수준이다. 발행량 급감속에 1년 전 2840억 원 어치의 회사채를 인수한 것에 비하면 3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12곳의 계열사(총 14회 발행)들이 발행한 회사채에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이 기록한 회사채 주관 건수를 감안하면 더욱 가공할 만한 존재감이었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한 전 발행사의 주관사를 맡았다. 주관 건수는 12건으로 최다였다. 한국투자증권은 10건에 그쳤다. NH투자증권의 전체 SB 시장 내 인수점유율이 13%, 주관실적 점유율이 18%인데 반면 LG그룹 내 점유율은 각각 20%, 23%에 달했다.

오랜 기간 LG그룹 회사채 인수 경쟁에 과점 체제를 형성했던 하우스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한국투자증권(6650억 원), KB증권(6100억 원), 케이프증권(5100억 원), 하이투자증권(3000억 원) 등이 고루 물량을 가져갔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이들 안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이번 만큼은 한층 달라진 LG그룹과의 관계를 입증했다.

IB 관계자는"기존 신뢰 관계를 구축해 온 곳들이 계속해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LG그룹 내에서 만큼은 NH투자증권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직간접 연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LG그룹의 회사채 발행 물량이 급증하면서 유의미한 커버리지 지형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과점경쟁 지속...케이프·하이·이베스트 영향력 변화

케이프투자증권(구 LIG투자증권) 역시 이번에도 대형 IB들과 비견할 만한 네트워크 역량을 자랑했다. 물량은 5000억 원을 넘게 확보했다. 케이프증권의 전체 회사채 인수 물량이 7750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60%가 넘는 물량을 LG그룹에서 받아간 셈이다. 특히 LG그룹의 14회 회사채 발행 건 가운데 12차례나 인수단에 포함되며 '범 LG' 증권사의 위상을 드러냈다.

초대형 IB를 추진 중인 증권사 중 경쟁 그룹 소속의 삼성증권을 제외한 4곳의 대형사가 모두 LG그룹 회사채 인수단에 명함을 내밀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약세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합병 이후에도 뾰족한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2300억 원 가량의 인수물량과 6% 수준의 점유율은 다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과 비교하면 큰 격차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은 대주주 변경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과거 대비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의 미미한 입지는 LG그룹의 회사채 규모를 고려하면 전체 인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LG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하우스들은 급증한 물량만큼이나 두둑한 수수료를 챙겨간 것으로 파악된다. LG그룹이 계열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20~30bp 가량의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LG 회사채에서 나오는 수수료만 100억 원 안팎에 달한다. LG그룹 커버리지만 단단히 잡고 있으면 연간 10억~20억 원 수준의 수수료 수입은 보장받는 셈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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