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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키 쥐었다 [전환기 식자재유통업]③'백화점=정지선, 홈쇼핑=정교선' 노선 정리 핵심 축

노아름 기자공개 2017-08-28 08:00:18

[편집자주]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식자재유통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외식업 팽창과 맞물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통 구조 개선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식자재유통기업 현황을 들여다보고, 발전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3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두 살 터울의 형제간 공동경영으로 별다른 경영권 분쟁 없이 순항해왔다.

장남 정지선 회장은 핵심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의 주주명부 가장 윗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반면 차남 정교선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있는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이자 현대홈쇼핑의 대표이사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및 계열분리 등의 과제를 안고있다. 업계에서는 그룹이 '백화점=정지선, 홈쇼핑=정교선'으로 노선 정리를 할 경우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형성한 순환출자 고리 3개 중 2개에서 출발선상에 서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대표이사는 장남 정 회장이 맡고있지만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건 차남 정 부회장이다. 따라서 그룹이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가는 작업을 시작한다면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늘리는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그려볼 수 있는 그림은 두 형제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사업회사의 지분을 현대그린푸드와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의 지분율을 높이고 장남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안이 고려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차남 정 부회장은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장남인 정지선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유독 지주사 격인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지배력만 취약한 상태다. 현재 현대그린푸드의 1대주주는 차남 정 부회장(15.28%)이며, 그 뒤를 정 회장(12.67%)이 잇고 있다.

반면 현대그린푸드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주요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에 대한 지배력(지분율 12.05%)은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정 회장과 현대그린푸드의 이해관계가 퍼즐 맞추듯 딱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현대백화점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하고 정 회장은 동생보다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그린푸드 3편 시각물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는 건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지분(17.09%)이다. 현대백화점 지분을 내어놓는 대신 현대그린푸드의 신주를 확보한다면 지주사 지배력이 확고해진다.

차남 몫은 현대홈쇼핑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룹이 현대홈쇼핑의 외형을 꾸준히 키워온 점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는 분석이다. 지금껏 현대백화점그룹은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세확장에 힘을 실어왔다. 선봉에 선 건 현대홈쇼핑이다.

2012년 현대홈쇼핑은 패션업체 한섬을 4200억 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에는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까지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2015년에는 생활가전 렌탈업체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했다. 케이블 사업자 현대HCN의 최대주주인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방송, 패션, 렌탈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홈쇼핑의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있을뿐만 아니라 지분 9.51%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백화점=정지선, 홈쇼핑=정교선' 계열 분리를 선명하게 하려면 지분율 확대 수순이 뒤따른다. 고려되는 카드는 역시 사업회사 지분을 활용하는 안이다.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하고있는 현대홈쇼핑 지분(15.5%)과 정 부회장이 확보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15.28%)간 맞교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채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단기간 안에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차근차근 후속 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를 보유한 대기업그룹 8곳 중 한 곳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을 지목한 점, 그리고 현 정부 들어 지배구조 투명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점 등을 들어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측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으면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도 향후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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