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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운용, '10년 공들인' 호치민사무소가 핵심 [하우스 분석] ②해외진출 승부수…리서치역량 강화해 시장 선점

최필우 기자공개 2017-09-19 10:52:1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투자 전문 운용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베트남 시장 진출이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국내 최상위권 자문사였던 시절을 뒤로 한 채 베트남에 사무소를 낸 이후 6년 동안 한 건의 투자도 성사시키지 못하며 고군분투 하기도 했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사진)는 호치민사무소에 10년이라는 시간을 쏟은 끝에 '베트남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 시장에 모두 정통한 인력을 양성하고 주식에서 회사채로 투자 자산군을 확대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세대 자문사로 출범…2007년 호치민사무소 신설

송상종대표
피데스자산운용은 지난 1998년 4월 피데스투자자문으로 출범했다. 최대주주는 송 대표로 지분 45.9%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기타개인(33.3%), 이인규 씨(8.7%), 신성수 전무(6.4%), 김한진 부사장(5.7%)이 주요주주다. 자본금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33억 원이다.

송 대표는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주식운용부에서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교보생명 채권운용팀, 미래창업투자 등을 거쳐 피데스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피데스투자자문은 한솔투자자문, IMM투자자문(현 트러스톤자산운용), 코스모투자자문(현 스팍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1세대 투자자문사로 분류된다.

송 대표는 전례가 없었던 기관투자가 대상 투자일임시장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자금을 유치해 운용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2000년대 초반 피데스투자자문의 1년 순이익이 50억 원대에 달하는 등 줄곧 자문업계 5위권 수익을 유지했다.

2000년대 중반 투자자문업계 판도가 바뀌면서 피데스투자자문은 위기를 겪었다. 브레인투자자문, 케이원투자자문, 한국창의투자자문 등 2세대 자문사가 등장해 개인투자자들 대상으로 한 랩 상품을 히트시키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주식 시장도 리서치 조직을 체계적으로 갖추지 못하면 대응이 어려운 장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피데스투자자문의 존재감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회사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송 대표는 해외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시장에만 머무를 게 아니라 '넥스트 코리아'로 불리는 신흥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중국과 베트남을 놓고 저울질하던 피데스투자자문은 중소형사 인력으로도 리서치가 가능한 베트남 시장을 낙점하고 2007년 호치민사무소를 열었다.

베트남 투자의 길은 녹록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베트남 증시가 폭락하고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되는 등 좀처럼 투자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한국인 1명, 현지 인력 2명으로 시작해 총 6명으로 인력이 늘어난 사무소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2012년 말까지 베트남 투자 건이 없어 수익이 전무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피데스투자자문은 2013년 초 처음으로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베트남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등 전문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많은 운용사가 펀드를 청산하거나 사무소를 철수시키는 가운데 묵묵히 리서치 역량을 키운 결과다. 베트남에 발을 디딘 지 10년이 지난 지금 현지 사무소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그리고 피데스자산운용 정도다.

송 대표는 "국내 자문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베트남 투자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이 다 같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지금 수준의 베트남 리서치 역량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베트남 인력 교류…향후 회사채 투자 확대
김광혁
*김광혁 호치민사무소장

베트남 투자의 핵심인 리서치 기능을 수행하는 호치민사무소는 현재 한국인 1명, 현지인 5명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송 대표를 포함한 국내 베트남팀 인력 5명이 추가돼 IPO 투자 건이 있거나 신규 기업에 투자할 때마다 컨퍼런스 콜을 진행한다. 리서치 결과를 놓고 토론을 벌인 후 송 대표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식이다.

현재 호치민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김광혁 상무(사진)다. 그는 송 대표와 함께 교보생명, 미래에셋창업투자에서 주식, 채권 운용을 경험했고 이후 피데스자산운용 설립에 참여한 창업멤버다. 피데스자산운용 창업 이후 줄곧 경영관리를 맡아 현지 인력 관리와 업무 처리 총괄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국내 베트남팀에서는 김지환 부사장(사진)이 리서치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피데스자산운용에 합류한 그는 현대증권(현 KB증권)과 옛 동서증권을 거쳐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인물이다. 애널리스트 시절 투자전략 부문에 특화됐었고 현재는 베트남 시장 리서치에 집중하고 있다.
김지환
*김지환 부사장
피데스자산운용은 인력 교류를 통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인력 1명이 서울에 정착해 여의도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고, 한국인 인력 1명도 다음달 베트남으로 파견돼 2~3년 동안 현지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양국 업무를 모두 경험해야 한국 투자자들의 니즈와 베트남 현지의 자금 수요를 두루 파악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철학이다.

피데스자산운용은 향후 베트남 회사채 시장에 집중해 투자 자산군을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베트남 기업들은 은행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금융시장이 선진화 될수록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현재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이 늘어나고 선물시장이 열리는 등 주식 투자 여건은 나아지고 있지만 조건이 좋은 회사채 발굴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채 투자를 확대해 베트남 투자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조직도
*피데스자산운용 조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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