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 배당만큼 커진 레버리지 우려 300억 중간배당, 정태영 부부 몫 150억…자본적정성 위험수위
원충희 기자공개 2017-09-20 10:28:47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9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이 위험수위에 이른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에도 불구하고 3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과 현대카드 지분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으로 자본여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배당액 가운데 절반인 150억 원은 오너 일가인 정태영·정명이 부부의 몫으로 떨어졌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지난 11일 300억 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이번 배당은 보통주 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대커머셜은 앞서 지난 2월 우선주 주주들을 대상으로 2016년도 결산배당 47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배당금 300억 원은 보통주 지분율에 따라 나눠 지급됐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자동차(50%), 그리고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16.67%) 및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33.33%) 부부가 각각 절반씩 갖고 있다. 정명이 고문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이기도 하다.
현대커머셜은 그간 레버리지비율이 금융당국 규제수준(10배 이하)에 근접하고 있어 대규모 배당여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말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비율은 9.2배로 전년(8.8배)대비 악화됐다. 2015년도 한해 370억 원(중간배당 144억 원+결산배당 226억 원)을 배당하면서 자기자본 증가율이 자산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작년 말 현대커머셜의 총자산은 전년대비 13.9% 늘어난데 비해 자기자본은 9.7%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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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염가매수차익 덕분에 자기자본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2월 현대카드 지분 19%(3048만 8404주)를 인수함에 따라 염가매수차익 2293억 원을 얻었다. 이는 고스란히 이익잉여금에 반영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 3월 27일 신종자본증권 500억 원을 발행했다. 만기 30년, 금리는 4.4%로 2014년 6월(1200억 원), 2015년 9월(8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100%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커머셜이 세 차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본은 약 2493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대커머셜의 자기자본은 올 상반기 8880억 원으로 작년 말(6164억 원) 대비 44% 늘었다. 대주주 증자 없이 필요한 자본을 확충한 것이다. 3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2분기 말 레버리지비율은 9.1배로 여전히 위험수위에 있다. 자기자본 대비 신종자본증권 잔액도 29.2%로 타 캐피탈사(20% 초반대)보다 영구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염가매수차익이 자기자본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의존도는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다.
레버리지비율이 안정권인 8배 이하로 개선되려면 대주주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커머셜의 주주 구성상 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정 부회장 부부가 각각 50%씩 소유한 구도라 비율을 맞춰 유상증자 하려면 정 부회장 부부도 출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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