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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 YG엔터, RCPS 부메랑 맞나 [엔터테인먼트 경영 2.0]⑤루이비통 투자금 부채 인식, '보통주 전환시 손해' 결별 가능성

박창현 기자공개 2017-10-18 08:28:06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는 더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0여년 된 기업도 있다. 특화된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재무 구조를 점검하고 개성 강한 경영 스타일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3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가 해외 핵심 투자 파트너 '루이비통'과의 결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드 배치 후폭풍 여파로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2년 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YG엔터는 복리 이자까지 더해서 루이비통 측에 투자금을 되돌려줘야 한다.

YG엔터와 루비이통과의 인연은 201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당시 계열 투자회사인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Great World Music Investment)'를 통해 YG엔터에 610억 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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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VMH그룹은 투자 안전성을 고려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이하 RCPS)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는 RCPS 투자를 통해 '전환'과 '상환' 두 가지 선택권을 부여받았다. 먼저 해당 우선주를 2015년 10월부터 언제든 YG엔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전환 가격은 그 즈음 주가를 감안해 4만 3574원(4만 4900원에서 조정)으로 정했다. 이 조건에 따라 LVMH는140만 1049주의 보통주를 취득할 수 있다. 이는 YG엔터 전체 발행 주식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환권 행사시 LVMH는 양현석 회장에 이어 단숨에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또 하나는 상환 옵션이다. RCPS 발행 5년 째가 되는 2019년 10월에 투자금을 모두 되돌려 받는 선택도 가능하다. 추가로 연복리 2%의 이자가 가산된다. 단순 계산하면 상환 선택시 LVMH는 총 670억 원 가량을 받게 된다.

LVMH의 '주가'에 따라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전환 가격인 4만 3574원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 반대 상황이면 상환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시장에서 싼 값에 살수 있는 주식을 굳이 웃돈을 주고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 초기만 해도 주가는 YG엔터와 LVMH 모두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글로벌 명품그룹의 맞손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장 패션과 화장품 등 소비재 부문에서의 합작 시너지가 기대됐다. 시장의 기대감은 그대로 주식 시장에 반영됐다. 줄곧 4만 원 초중반 대에 머물러 있던 YG엔터 주가는 투자 유치 발표 이후 5만 원 벽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 후폭풍이 가시화되면서 YG엔터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5년 한 때 6만 원에 근접했던 주가는 현재 2만 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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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상환 시한인 2019년 10월까지 주가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YG엔터와 LVMH의 결별은 기정사실이 될 수 밖에 없다. LVMH가 보통주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환가와 주가 간 차액만큼을 손해로 떠안아야 한다.

이달 12일 종가 기준으로 YG엔터 주가는 2만 6850원이다. LVMH가 당장 보통주 전환을 하면 주당 1만 6724원 씩 손해를 보게 된다. 610억 원을 투입한 투자 자산의 평가액도 곧바로 376억 원까지 떨어지게 된다. 지분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우선 투자금을 상환받고, 그 자금으로 장내에서 주식을 사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LVMH는 RCPS 투자 이후 단 한 주도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YG엔터는 현재 LVMH로부터 받은 RCPS 투자금을 전액 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투자 원금과 이자를 더한 640억 원을 장기차입부채로 분류해둔 상태다. 상환 여력은 충분하다. 7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여유 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자산 투자액도 2200억 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도 안정적이다.

다만 자금 상환과 별개로 주가 하락 탓에 핵심 전략적 투자자와 결별하는 것 자체가 YG엔터 측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주가 흐름 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차입금 상환 부담 경감'과 '전략적 투자 관계 유지'라는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향후 주가 관리가 당면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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