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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주력사 지분 20%…포석은? [한국의100대 공익재단-귀뚜라미그룹]②문화재단 귀뚜라미·홈시스등 확보, 복지재단은 닥터로빈·TBC·센추리

서은내 기자공개 2017-12-18 08:02:36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귀뚜라미그룹의 공익재단이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재단이 보유 중인 그룹 계열사 지분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재단 설립 초기부터 최진민 회장의 계열사 주식이 출연된 만큼 그룹 내에서 이들 재단이 갖는 무게감은 남달라 보인다.

귀뚜라미문화재단은 주요 계열사 지분을 20%가량 보유하고 있다. 부인 김미혜 이사장이 있는 귀뚜라미복지재단은 센추리 TBC 닥터로빈 등 일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재단과 복지재단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포석의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귀뚜라미그룹은 대부분 비상장사로 이뤄져 있으며 최진민 회장과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이 절대적이다. 문화재단과 복지재단을 출범하면서 최 회장이 지분 형태로 자산을 출연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진다면 문화재단 및 복지재단을 통한 계열사 지분이 지렛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귀뚜라미그룹 요약지배구조도

◇문화재단 귀뚜라미 계열사 지주 역할

귀뚜라미 그룹은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를 축으로 수십개 계열사가 자회사 혹은 지분관계로 엮여 있다. 두 개 주력 회사 지분을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과 오너 일가가 직접 소유하거나 재단을 통해 간접 소유하며 지배하는 형태다.

귀뚜라미문화재단은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 주식을 1만32주, 14만527주씩 가지고 있으며 이는 각각 회사 지분율 20.06%, 21.33%에 해당한다. 이들 주식의 장부가액은 8억 원, 7억254만원이다. 이 두 주식은 귀뚜라미의 순자산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1472억 원, 503억 원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그 밖에도 귀뚜라미가 52.8% 지분을 소유해 종속자회사로 두고 있는 계열사 나노켐 지분의 23.35%(7140주)도 문화재단이 들고 있다. 나노켐 지분 가치는 장부가는 8000만원, 시가론 417억원으로 추산된다. 나노켐은 귀뚜라미정밀공업이 이름을 바꾼 업체이며 보일러 부품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최진민 회장과 부인 김미혜 복지재단 이사장이 나노켐 대표이사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문화재단이 그룹 주력 사업인 보일러·가스 관련 계열사 지분을 소유했다면 외식·방송·에어컨 등 기타 계열사 지분은 귀뚜라미복지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복지재단은 닥터로빈 지분 2.18%(1만9623주), TBC(대구방송) 지분 4.95%(44만6000주), 센추리 지분 2.85%(25만1426주) 등을 가지고 있다. 각각 장부가액은 2억 원, 42억 원, 10억 원이다. 복지재단이 확보한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다.

◇오너 일가 안정적 지분율 확보

귀뚜라미 그룹은 현재 계열사 TBC(대구방송)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상장 회사다.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가 2011년부터 주주 구성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발표된 상호출자 관계나 2011년 이후 경영 조직 등을 감안할 때 오너 일가가 직접 소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율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귀뚜라미에 대한 오너가의 직접 지분율은 62~64%, ㈜귀뚜라미홈시스는 62% 가량이며 재단을 통한 간접 소유 지분이 약 20%, 나머지는 계열사별 상호출자로 얽혀있다.

문화재단은 최진민 회장이 현금과 회사 주식을 출연해 1985년에 만들었으며 현재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은 당시 출연받은 것들이다. 30년전 주력회사였던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 지분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반면 복지재단은 설립 때 계열사 지분을 출연받은 바는 없으며 이후에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닥터로빈과 대구방송지분은 2008년부터 가지고 있었으며 2009년부터는 계열사 센추리 지분 8만주를 보유하기 시작했다. 이후 센추리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복지재단 소유 주식도 25만 주까지 늘어났다.

귀뚜라미 복지·문화재단은 가지고 있던 계열 골프장 주식 5만주씩을 지난해 3월 그룹 계열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장부가액은 2억5000만원으로 2년 전 1억5000만원에 매수했던 '인서울27골프클럽' 지분이다. 현재 귀뚜라미그룹은 김포 공항 인근에 인서울27골프장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며 관련 사업법인의 약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계열사 골프장 지분을 취득했지만 교육청, 보건복지부 등 각 재단 주무관청에서 공익재단이 골프장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분을 전부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승계 지렛대 역할도

문화재단과 복지재단을 통한 지분의 포석은 명확하지 않다. 업계에선 중장기적으로 승계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비상장사인 귀뚜라미는 주주구성을 모두 공개할 의무는 없다. 귀뚜라미는 2010년 사업보고서에 최진민 외 5인 지분 62%라는 주주 구성을 공시했다. 이후엔 최대주주 지분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회사측은 오너가 지분율 62%에 대한 변동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최진민 회장의 장남 최성환 전무는 올 1월부터 귀뚜라미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최진민 외 5인 중 한 사람은 장남 최성환 전무로 추정된다. 최 전무가 귀뚜라미그룹을 물려받는다고 가정한다면 최대주주 지분 일부를 승계하고 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형태로 그룹 장악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최진민 회장은 1941년생으로 나이가 76세이며, 장남 최성환 전무는 1978년생으로 39세다. 당장 승계가 시급하진 않아 보이지만 중장기적인 승계 작업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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