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1일 석유화학협회 이사회·임시총회가 열렸다. 현재 협회장을 맡고 있는 허수영 롯데 화학BU장(사장)을 비롯 회원사 대표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에 모였다.행사는 동틀 무렵인 오전 7시 30분 시작됐다. 1시간 반 가량 지났을까. 박수 소리와 함께 굳건히 닫혔던 이사회장 문이 열렸다.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은 허 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자리를 떠나는 수장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회의 때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번 이사회·임시총회에서는 낯선 상황이 연출됐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협회의 관계자가 기자들에 둘려싸여 있었다. 질의는 크게 두 가지였다. 차기 협회장 후보는 누구며, 어떤 방식으로 최종 결정하는 지다.
협회장에 이목이 집중된 것은 최근 회원사 간 기피하는 성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성과주의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본인 실적 챙기기에도 바쁜 와중에 업계를 아우르기란 만만찮은 과제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협회장 선출 때 잘 드러났다. 허 사장은 지난해 3월 연임했다. 회원사 대표 가운데 회장을 하려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룹이 경영권 분쟁과 국정농단 사태 등 악재로 조명받고 있는 와중에도 떠밀리다시피 임기를 연장했다. 2005년부터 롯데와 한화만이 협회장을 맡고 있다. 산업발전이라는 협회 설립 목적이 회원사 이기심에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회는 '순번제'를 해결책으로 내놨다. 33개 회원사의 순서를 정해 협회장을 차례로 맡기는 것이다. 매출규모가 큰 LG·SK·롯데·한화 등 4곳이 우선 대상이다. 롯데는 현재 협회장을 맡고 있어 뒤로 밀려나게 된다. SK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대표 중 한 명이 허 회장의 뒤를 이어야 한다.
하지만 핵심인 순서 정하기 방식은 빠져있었다. 이유를 묻자 협회 관계자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LG와 한화 중 자발적으로 나서는 회원사가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회원사 눈치를 보는 협회의 고충이 전달됐다.
허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1년이라는 시간이 있지만 회원사끼리 얼굴을 마주할 기회는 10번 남짓하다. 회의에 불참하는 회원사도 적지 않다.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순번제는 협회장 선출의 첫 시스템이다. 협회 설립 40여년 만이다. 잘 정착한다면 주먹구구식이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바꿀 수 있다. 33개 회원사의 협조가 절실하다. 회원사들이 발전적인 해법을 제시해 일각의 비판을 잠재우는 동시 협회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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