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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엘, '느슨한 계열 지배력' 기업가치에 마이너스 [지배구조 분석]국내 종속법인 '제로'…과반지분 중국법인도 지배력 제약

임정수 기자공개 2018-01-16 08:27:0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엘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외 계열사에 대한 느슨한 지배력이 주주가치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에스엘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해외법인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외 계열사 상당 수의 경영을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에스엘은 지난해 이성엽 사장을 비롯한 친인척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스엘라이팅, 에스엘서봉, 에스엘라이테크 등 3개 계열사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격인 에스엘이 합병법인 에스엘라이팅 지분율을 늘리면서 이 사장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자본시장에서는 다음 단계로 에스엘이 추가 합병이나 현물출자 등의 방법으로 자회사인 에스엘라이팅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해 재무제표에 연결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연결시 상장사인 에스엘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크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의결권이 과반 이상이거나 과반 미만이라도 실질지배력이 인정되는 경우에 종속기업으로 간주해 연결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지분율이 30% 이상이면서 최다 출자자인 경우에도 종속기업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에스엘측은 연결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에스엘라이팅은 에스엘서봉과 에스엘라이테크를 합병하면서 에스엘 지분 5.2%를 보유하게 됐다. 에스엘이 에스일라이팅 지분 33.5%를 보유한 대주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상호 지분 보유로 인해 연결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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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내 계열 4개사도 모두 종속회사에서 빠져 있다. 에스엘이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스에이치비와 에이치에스엘일렉트로닉스, 47%를 보유한 KDS가 모두 연결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에스에이치비와 에이치에스일렉트로닉스는 조인트벤처(JV)로 각각 독일계와 호주계 법인이 공동 투자자로 돼 있다. KDS의 경우 에스엘 보유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53%를 홍공계 투자자가 보유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계열사들 중에 종속회사로 분류되는 곳은 한 곳도 없다"면서 "국내 법인들의 실적이 제한적으로 에스엘 재무제표에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당 수의 해외 계열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에스엘은 2017년 3분기 말 현재 6개 해외 법인을 지배력이 있는 종속기업으로 보고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인도, 브라질, 폴란드, 중국 상해와 연태 법인 등이다. 에스엘은 이 중 인도 법인을 제외한 모든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78.82%다. 지분율 50%를 넘어 종속기업에 포함됐다.

하지만 에스엘이 지분 51%를 보유한 삼립베이징, 60%의 지분을 확보한 상하이삼립 등은 연결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두 법인은 지분율로만 따지면 사실상 종속회사에 속하지만 관계회사로 분류돼 지분법으로 이익을 인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분이 과반이더라도 이사회 장악력 등 의사결정 권한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경우 연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엘이 삼립베이징과 상하이삼립의 과반 주주라 하더라도 다른 합작 투자자 동의 없이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현지 투자자와 생산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지분율이 50%가 넘더라도 주주간 계약 등의 형태로 경영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상당 부분 경영권 제약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JV 형태로 설립돼 50%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 동펑삼립, 충칭삼립, 우한삼립 등도 연결 대상에서 빠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국내외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다소 느신한 구조가 됐다"면서 "이는 주주가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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