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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이행률 50% '험로는 이제부터' [정성립號 대우조선 명암]⑤우량자산 처분 마무리, '자본잠식' 망갈리아 등 매각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8-03-22 08:35:35

[편집자주]

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수장을 맡은지 3년여가 흘렀다. 벼랑 끝 위기 속에서 40년 내공의 베테랑은 다급히 호출됐다. 9년만의 복귀다. 생존의 기로에 섰던 대우조선해양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생존의 기쁨은 크지 않다. '대마불사의 끝판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부담이다. 구원투수로 나선 정 사장의 공과와 대우조선해양의 현주소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지 2년만에 50%의 자구계획 이행률을 달성했다. 당산사옥을 비롯한 보유자산과 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알짜 계열사들을 연이어 매각한 것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돈이 될 만한 우량자산을 대부분 처분한 탓에 추가로 내놓을 현금 유입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현재 남아있는 자회사들은 대부분 조선업 관련 업체들이라 시장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매각 난항, 인력 감축의 한계 등 불리한 조건을 딛고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까지 자구안 이행을 통해 약 2조8000억원의 손익을 개선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자구안 규모인 5조9000억원 대비 47.5%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이후 군살빼기에 전념했다. 그 해 대우조선해양은 △금융자산 처분으로 171억원 △인력 감축·외주화·경비 절감으로 9000억원 △도크 매각·생산 합리화로 1400억원 △DK Maritime 선박(2506억원)·서울 남대문로 사옥(1734억원)·디섹(700억원)·FLC(450억원) 등 자산 매각으로 6000억원을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6년 자구안 이행 목표는 1조5000억원이었다. 당초 세웠던 계획 대비 추가로 3000억원의 손익을 개선한 셈이다. 2016년 한 해의 목표만 놓고 봤을 때 자구안 이행률은 120%에 달한다.

2017년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자구안을 초과 달성했다. 먼저 현금화가 쉬운 매도가능 금융자산을 처분해 18억원을 확보했다. 자회사 매각도 단행했다. 급식 제공업체인 웰리브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처분해 총 700억원을 마련했다.

선박, 건물 등 유형자산도 유동화 타깃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당산동에 위치한 사옥을 352억원에 처분했다.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해 마련한 서울 마곡부지도 매각해 970억원을 확보했다.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5기 중 2기도 팔았다. 현재 사용 중인 서울 사옥(지상 17층·지하 5층)의 경우 전층이 아닌 10개층만 재임대함으로써 연간 약 90억원의 임대료를 절감했다.

임직원들 역시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희망퇴직, 정년퇴직 등을 통해 총 330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생산직을 포함해 전 직원이 임금의 10~15%, 임원은 30~40%를 각각 반납해 비용 절감에 힘을 보탰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14년 말 280여개였던 부서가 지난해 말 150여개로 절반가량 감소했다"며 "사무직 직원들의 1개월 순환 무급휴직 실시, 휴일 특근 축소 등도 인건비 절감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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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올해다. 지난 2년간 시장 가치가 높은 자산들을 모두 팔아치운 탓에 향후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만한 매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아있는 자회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망갈리아 조선소다. 대우조선해양이 7700억원의 손실을 떠안고 시장에 내놓은 망갈리아 조선소의 처분 가격은 291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초 2대주주가 우선매수권을 청구하면서 기존 원매자인 네덜란드 다렌과의 매각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선박 부품 제작업체인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3000억원 안팎의 자산을 보유한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2년 연속 수백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풍력발전 사업을 벌이는 드윈드의 경우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된 상태다. 2012년부터 5년간 드윈드가 기록한 누적 순손실은 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자회사 가운데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이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신한중공업의 경우 현재 본사와 해양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는 망갈리아 조선소, 드윈드, 삼우중공업 매각 완료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연말까지 1조3000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뤄낼 방침이다. △자회사 매각 △해양플랜트 적기 인도에 따른 체인징오더(C/O·초과원가보상) 환입 △1000억원가량의 마곡부지 잔여분 처분 △특수선사업부 분할·매각 등에 자구안 이행 성패가 달려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상반기 직영 인력을 9000명 이하로 축소하기 위해 희망퇴직, 임금반납, 무급휴직 등 인력·임금 체계 합리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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