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현대라이프 '퇴직연금' 지적한 까닭 [금융그룹 통합감독 영향분석]계열사 물량 97% 편중…통합감독시 '위험회피조치' 대상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02 13:41:0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보험사인 현대라이프생명은 금융당국이 주의 깊게 보는 생보사 중 한 곳이다. 오랜 적자로 규제자본비율(이하 RBC비율)이 자주 흔들린 탓이다.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이 10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점도 요주의해 보는 이유다. 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행시 이 같은 '편중리스크'가 심한 금융회사에 위험회피조치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조2559억원. 이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1조2253억원으로 97.6%에 이른다. 타 생보사들은 업계의 자율결의 한도(50%) 아래로 관리 중이다. 퇴직연금 시장 1위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계열사 물량이 11조원에 달하지만 비중은 49.6%로 한도를 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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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2년 인수한 옛 녹십자생명이 전신이다.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규격화 된 단품형 보험상품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계속된 적자로 RBC비율에 구멍이나 이를 메우기 바빴다. 생명보험과 자동차그룹 간의 사업연계성이 약한 탓이다.
그나마 강화된 분야가 있다면 퇴직연금 사업이다. 계열사 물량을 1조원 넘게 받으면서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퇴직연금 영업이 부진한 편이다. 3월 말 기준 계열사 외 퇴직연금 적립금은 306억원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도 이 같은 쏠림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에서 내부거래 의존도 과다사례 중 하나로 현대라이프를 지목했다. 회사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퇴직연금 계약 중 계열사 가입비중은 100%에 상당하는 수준'이라는 문구를 통해 쉽게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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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의 일환으로 기업집단 소속 금융사들의 동반부실위험을 평가할 예정이다. 계열사 익스포져(위험노출금액), 내부거래, 특정산업 편중, 그룹 평판리스크 등에 따른 금융계열사 영향을 중점적으로 볼 계획이다. 비금융 계열사의 리스크가 금융부문으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해당 금융사에 계열사 의존도 축소, 추가자본 적립 등 위험회피조치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그룹 의존도가 큰 금융사일수록 계열분리나 그룹 경영위기 등이 발생하면 영업기반을 상실할 위험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이 압도적인 현대라이프는 이 같은 리스크가 잠재된 금융사에 해당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그룹의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수년째 문제된 사안이라 보험사들은 계열사 물량을 50% 미만으로 관리하는 중"이라며 "현대라이프만 유일하게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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