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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 父子 이원 경영…2세 경영 수업 착착 [중소형가전사 경영분석]②배당으로 오너가 쏠쏠한 수익, 장남 9년째 경영참여

서은내 기자공개 2018-05-02 07:58:53

[편집자주]

생활가전 산업은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고착화돼 있다. 하지만 틈새수요를 파고들며 가전 시장을 키우는 소형 가전사들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한국판 '다이슨'을 꿈꾸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주목하는 중소형가전업체들의 경영 상황을 짚어보며 업계의 변화상을 함께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롬은 김영기 휴롬 회장(69)이 1974년 창업한 TV부품업체 '개성공업사'가 첫 시작이다. 김 회장은 이후 업종을 바꿔 1979년 주방가전 제조업체 '판정정밀'을 차렸다. 건강을 생각하는 식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 회장은 오랜 시행 착오 끝에 착즙기를 개발했고, 그렇게 원액기의 대명사 '휴롬'이 탄생했다.

휴롬은 현재 회사 매출이 900억원대로 많이 감소한 상황이지만 한때 계열사 판매액을 포함해 3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정도였다. 휴롬 성공의 비결은 '건강'이란 가치를 사업의 지향점으로 삼아온 김 회장의 집념이 꼽힌다.

휴롬 원액기는 홈쇼핑 마케팅과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활용한 광고 효과가 맞아 떨어지면서 대박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국내 홈쇼핑에서 히트를 치고 중국 진출에도 성공했으며 여세를 몰아 2014년 말 휴롬과 계열사 휴롬엘에스를 합쳐 총 매출액이 3019억원에 달했다.

휴롬은 2세 경영을 시작했으며 회사 경영과 R&D가 분업화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회장은 제품의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회사 핵심 의사결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신 일반적인 경영업무는 아들인 김재원 휴롬 대표(37)에게 넘겨 기술개발과 일반경영을 이원화했다. 김 회장은 휴롬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멤버 지위는 유지하고 있으나 2010년부터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았다.

김재원 대표는 10년 넘게 경영 수업을 착실히 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회사에 입사해 마케팅 실장을 맡아 휴롬 유통 체계를 구축했으며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0년부터는 전반적인 경영을 맡았다. 2014년 한 차례 정영두 대표와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구성하기도 했으나 1년 뒤부턴 다시 김재원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휴롬은 2014년까지는 휴롬엘에스라는 휴롬과 비슷한 계열 사업체와 함께 원액기 제조판매사업을 나누어 진행해왔다. 동일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면서 비용이 중복되는 등의 문제로 3년 전부터는 휴롬이 휴롬엘에스를 흡수합병해 사업을 효율화했다. 휴롬엘에스는 합병되기 전까지 오너가 친인척인 민영일 씨가 대표직을 맡아왔으며 2010년부턴 송해복 대표가 경영을 맡았다. 김 회장도 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다.

휴롬

하나로 합쳐진 휴롬은 김재원 대표이사 체제로 2세 경영이 진행 중이나 지분구조 상으로는 엄밀한 의미에서 경영 승계가 완성됐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향후 자연스런 수순으로 김 회장이 지분이 김 대표에게 적합한 때에 넘어가리란 예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김 회장이 휴롬 지분의 58.4%를 들고 있으며 김 대표는 지분율은 10.4%에 그친다. 또 김 회장 부인인 민영이 씨 지분율이 10.4%, 김민정 씨가 6.2%, 자기주식 비중이 14.6%다.

2010년 이후로 휴롬은 휴롬엘에스를 합병하던 2014년 말 신주를 발행하면서 한차례 김 회장의 휴롬 지분율이 늘고 반대로 김 대표 지분율이 줄어든 것 외에는 지금껏 특별한 지분 변동은 없다.

합병 전 휴롬엘에스는 휴롬과 김영기 회장이 각각 지분 25%, 75%를 나눠 가지고 있었으며 합병 과정에서 휴롬의 휴롬엘에스 지분은 자기주식으로 전환됐다. 김영기 회장은 보유중이던 휴롬엘에스 지분이 휴롬 지분으로 바뀌면서 휴롬 지분율이 35%에서 58.4%로 뛰었다.

그동안 휴롬은 휴롬 및 계열사 배당을 통해 오너가가 상당한 수익을 거둬왔다. 가장 큰 두 축인 휴롬, 휴롬엘에스를 통해 김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재무제표가 공시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약 193억원이다. 같은 기간 휴롬을 통해 김재원 대표가 수령한 배당금은 32억원 정도다. 김 회장 부인 민영이 씨도 김재원 대표와 비슷한 규모다.

이후 김 회장 지분이 김 대표에게 단순 증여를 예상한다면 김 대표는 배당금 수령으로 향후 부담할 증여세 재원을 어느정도 마련한 셈이다.

한편 휴롬은 지난 2015년 IPO를 추진하며 상장으로 인한 득실을 따져보기도 했지만 이후 잠정 연기하며 사실상 기업 공개를 접은 적이 있다. 향후 IPO를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회사 실적이나 김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 이력을 볼 때 단기간 내 추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휴롬
김영기 휴롬 회장(좌)과 김재원 휴롬 대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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