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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컨트롤타워 부활 제안한 김상조 진짜 속내는 과거 미전실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서 선회…지배구조 개편 압박 수단 분석도

김일문 기자공개 2018-05-16 07:46:1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5일 10: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효율적 경영을 위해서는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과거 삼성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미래전략실의 행태에 대해선 비판을 한 바 있다. 미전실 대신 지주회사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화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을 선회해 미전실 부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종용하기 위한 김 위원장 특유의 화법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 정책에 화답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공정위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존 미래전략실과 다른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에 쪼개진 소(小)미전실 시스템으로는 삼성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삼성의 미래전략실 해체 가능성이 언급됐던 2016년 말부터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감을 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내 계열사만 60개에 달하는 삼성의 경영은 컨트롤타워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컨트롤타워 존재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는 것은 삼성에게 경영적 측면에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계열사별 각자도생으로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에선 미래전략실에 대한 생각이 다소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이 되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이 불투명한 의사결정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해왔다. 김 위원장은 미래전략실 대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제안이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미래전략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룹내 비공식적인 의사결정 조직을 만들고 해당 사안의 최종 결정은 각 계열사 이사회가 맡는 방식을 추천했다. 이는 큰 틀에서 전략과 방향성을 잡아가되 세부적인 실행은 계열사 스스로 결정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과거 미래전략실 체제도 미전실이 의사결정을 하고 각 계열사 이사회가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을 지는 구조였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미래전략실도 실제 운영에 들어가면 과거와 달라지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재계에선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엔터티(실체)가 분명한 상황에서 그룹의 사업 전략을 짜야하는데, 이를 결정할 별도의 기구가 없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삼성이 사업 포트폴리오와 역할분담, 협력 등을 관장할 컨트롤타워가 꼭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래전략실 부활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진짜 속마음은 따로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부가 지배구조 개편을 비롯해 변화를 종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 자세로 일관하는 삼성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그 동안 대관업무 등을 도맡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정부 당국의 의사를 전달하고, 오너 일가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매개체가 사라졌다. 어떻게든 삼성의 변화를 이끌어 결과물을 얻고 싶은 정부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 있다.

최근 공정위가 삼성의 총수(동일인)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하고, 김 위원장이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 대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에 컨트롤타워 부활이 시급하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사업적 측면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정부 정책에 화답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커뮤니케이션의 카운터 파트너가 없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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