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삼성생명 '주식비중' 문제삼은 까닭 관계사주식 13.4%, 자본비율 변동성↑…규제는 강화추세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16 11:15:4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5일 11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내세운 이유는 약간 결이 다르다. 지배구조 개편을 내세운 김 위원장과 달리 최 위원장은 자산편중 리스크를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 지분이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빌미가 됐다. 더 문제는 삼성생명의 자본비율이 계속 저하되고 있는 반면 자본규제는 강화추세라는 점이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충격이 가해질지 모른다"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문제는 자산편중 리스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결기준 지난 1분기 말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가운데 주식비중은 14.1%(32조469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화생명(2.7%), 동양생명(2.2%), ING생명(3.4%) 등 여타 상장 생보사에 비해 상당히 높다.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보험사들은 위험가중치가 큰 주식투자를 자제하는 편이다. 많아봐야 운용자산의 3~4%대로 관리하고 있다. 주가변동에 따라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하 RBC비율)이 흔들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14%대 주식 비중을 갖고 있는 이유는 그룹 지배구조 탓이다. 운용자산 중 관계사주식 비중이 13.4%(30조5249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주식은 단연 삼성전자(약 28조원)다.
결국 삼성생명의 RBC비율 등락에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도 투자설명회(IR)를 통해 삼성전자 주가가 10% 하락할 경우 RBC비율 예상하락폭은 12% 포인트라고 밝힌 적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가 보는 것은 삼성생명의 금융안정성 확보"라며 "삼성전자 주가변동에 따른 충격이 다른 보험사보다 20배 정도 더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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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도 금융위가 문제 삼을 빌미를 제공했다. 2015년 3월 말 393%였던 RBC비율은 올 3월 말 304%로 떨어졌다. 영업자산 확대, 배당·자사주 매입 등에 따른 자본소진, 금리상승으로 인한 보유채권 평가손실, 자본규제 강화 등이 겹친 탓이다. 올해도 금리상승이 예상되면서 300%대마저 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을 향한 자본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연내 도입된다. 이는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을 하나의 소그룹으로 묶어 감독하는 방식이다. 비금융사 출자관계로 인한 전이위험, 계열사 의존도, 특정산업 편중위험 등의 그룹 리스크 대비 적정자본을 쌓으라는 게 감독의 핵심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비롯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은 당연히 리스크로 반영된다.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역시 삼성생명의 자본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그간 원가로 계산하던 보험계약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 생보사의 경우 필요자본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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