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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M&A 딜스토리]SK와 베인의 만남…"이보다 완벽한 팀은 없다"③ 한국 데스크 가교역할…베인캐피탈 일본팀도 도시바에 오랜 공

윤동희 기자공개 2018-05-31 08:20:47

[편집자주]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는 글로벌 테크 M&A 역사상 가장 주목할만 한 거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거래규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향후 글로벌 플레시메모리 산업의 지형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같은 임팩트를 잘 아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도시바메모리를 경쟁자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속속 뛰어들며 많은 뒷이야기들을 남겼다. 그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속한 컨소시엄은 베인캐피탈을 전면에 세웠다. SK하이닉스가 전면에 나설 경우, 일본 현지 여론으로부터 불필요한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조심스러움의 발로였다. 베인캐피탈 일본팀도 전면에 서기에 손색이 없었다. SK하이닉스처럼 오랜 기간 도시바 경영진들과 관계를 이어온 사모펀드로서, SK하이닉스와의 케미스트리는 더할 나위없었다.

도시바 메모리가 매물로 출회했을 때 SK하이닉스가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일본이 자국 반도체 산업의 자존심을 해외 경쟁사에 순순히 매각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관계자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도시바 반도체의 외국 기업 매각 반대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도시바 메모리 인수 기회를 장기간에 걸쳐 염두에 뒀던 만큼 이 같은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구체적 FI 섭외는 경영권 매각결정 전후에 이뤄졌다. 특정한 FI와 작업하기보다는 복수의 투자자에 연락을 취하며 SK하이닉스의 사업 전략에 공감해줄 곳을 찾았다.

여기에 도시바 메모리 거래규모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들로 협상후보가 좁혀지는 분위기였다. 컨소시엄 특성상 미국이나 한국 등 해외 전략적투자자(SI)와 긴밀히 의견조율도 해야했기 때문에 현지 대형 PEF와는 상성이 잘 맞지 않았다.

시장 일각에선 그간 일본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온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도 잠재후보로 꼽기도 했다. KKR은 2014년 파나소닉의 헬스케어 사업, 2015년 파이오니아의 디스크자키(DJ)기기 사업 등을 인수했다. 하지만 르네사스 때처럼 KKR은 INCJ의 도시바 메모리 투자에도 끝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KR을 제외하고 일본에서 존재감이 있는 글로벌 PEF는 칼라일그룹이나 부동산 분야에 집중하는 블랙스톤 정도만 손에 꼽을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베인캐피탈은 최적의 파트너였다. 베인캐피탈은 보스톤 기반의 글로벌 펀드면서도 일본팀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 10년 간 스카이락, 주피터샵 채널, 벨시스템 24, 오오데오 온센, 일본 도미노 피자 등에 투자했다. 특히 2010년 이뤄진 6700만달러 규모의 도미노 피자 일본 투자 건은 지난해 내부수익률(IRR) 156%를 기록해 소위 '대박'을 내는 등 일본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적어도 일본시장에서만큼은 베인캐피탈이 KKR에 꿀릴 게 없었다.

일본팀 실무진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시장 관계자들과의 신뢰관계를 두텁게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시간이 걸리지만 일본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방법이 결국엔 통할 것이라고 믿었다. 도시바 거래에서는 물론 뱅커의 역할이 있었지만, 팀 내부적으로 자문사나 브로커를 통하는 것만이 아닌 베인캐피탈 일본팀 운용역들이 직접 시장과 관계 쌓기를 요구했다. 데이비드 그로스-로(David Gross-Loh) 아시아 투자총괄은 도쿄의 NEC에서 4년 간 회사생활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베인캐피탈은 일본 전속 투자전문인력을 35명 보유하고 있다.

베인캐피탈 일본팀은 최근 일본 3대 TV광고회사인 ADK에 투자했는데 그 배경에는 3년의 네트워킹 구축의 시간이 있었다. 일부 언론에 베인캐피탈 일본팀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 팀은 도시바의 경영진과도 7년 전부터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해놨다고 밝혔다. 이는 엘피다 인수를 검토하는 등 반도체 사업의 향후 방향성이 설정되기보다도 2년 전이다. SK하이닉스처럼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다는 의미다.

도시바 메모리 경영권 매각이 공식화되고 SK하이닉스는 내부 인맥과 베인캐피탈 한국투자팀과 연락해 일본팀과 직접 일을 하게 됐다. 이 시기는 베인캐피탈의 한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급부상하던 시점이라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베인캐피탈과 손을 잡는 데 큰 걸림돌이 없었다.

베인캐피탈 한국팀은 2015년 모간스탠리PEA 출신 이정우 전무가 이끌면서 굵직한 투자 성과들을 내고 있다. 이 전무가 영입된 이듬해인 2016년, 베인캐피탈은 골드만삭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카버코리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경영권 지분 60.39% 거래로 인수가가 4300억원으로 작은 거래가 아니었다. 이들은 인수 1년만에 유니레버로의 매각을 성사시키고 7배의 차익을 남겨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 해는 휴젤까지 인수하며 국내 바이아웃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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