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1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공항에서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을 만났다. 그는 신공장을 인도 스마트폰 1위 수성을 위한 생산기지만으로 여기지 않았다. 인도를 거점으로 중저가로 재편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한다는 빅픽처를 그렸다. 착한 가격의 갤럭시로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목표다.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성비폰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섰다. 중국 업체들이 내수시장을 잠식해가자 독보적인 1위였던 삼성은 1%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포스트 차이나라 불리는 인도 시장 1위도 거머쥐었다. 7년 연속 인도 선두 자리를 지켜온 삼성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샤오미에게 역전 당하고 있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출장으로 중국을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선전 스마트폰 매장에 방문해 샤오미 스마트폰을 직접 들여다본 그에게 절실함이 묻어났다. 삼성은 중국의 중저가폰 돌풍을 막기 위해 인도 신공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다. 중저가 판매 비중이 늘수록 이익률은 뒷걸음질 친다. 이미 20%에서 10%까지 떨어진 IM부문 이익률은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은 중저가 비중 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경영 효율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디자인 변화를 최소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한편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한 비용절감 활동도 이어갔다. 내리막길에 들어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일지 모른다.
애플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변화에 휘청거리던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애플은 삼성과 반대로 중저가보단 프리미엄에 집중했다. 한술 더 떠 프리미엄폰 가격을 올리는 고가전략도 펼쳤다. 애플의 전략은 통했다. 최근 아이폰 판매 감소에도 매출,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삼성도 지금이야말로 몸을 움추리지 않아야할 때인 건 아닐까. 중국에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건 단순히 가격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취향저격에 실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즉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수익성에 중점을 둔 현재의 전략과는 반대 방향이다. 1위를 탈환하기에 중저가 생산 확대 전략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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