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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매각한다던 레미콘 왜 '물적분할' 하나 단독법인 '성신레미컨' 자회사로…'재매각 포석' 일단 일축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18 11:00:0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8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천덕꾸러기 신세로 매각까지 거론되던 성신양회의 레미콘 부문이 단독 법인으로 거듭나며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성신양회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레미콘사업부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기로 결정했다. 11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안건 승인을 결의할 예정이다. 분할 예정일은 12월 1일이며 분할 법인의 사명은 '성신레미컨'이다.

성신양회는 시멘트 사업과 경영 일면이 다른 레미콘 사업의 육성을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물적분할 후 단독 법인이 되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며 "레미콘 사업 육성을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건설경기 훈풍을 타고 '잘 나가던' 성신양회는 당시 레미콘 공장만 8개 지역(구리·부천·안양·수원·평택·성남·대전·울산)에서 운영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5개 공장(아산·용인·주덕·앙성·청주)을 추가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다만 당시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둔화하며 부진이 찾아왔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성신양회는 구리·파주·용인·세종 네 곳에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실적으로 봐도 레미콘 사업 부문에서 그동안의 부진이 나타난다. 레미콘 사업 부문은 2011년 잠시 순이익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2015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외부 환경으로 악재가 겹치자 자산 매각과 신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번번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2016년 흑자 전환했지만 당시의 성과도 미진했다는 평가다. 당시는 수도권 건설경기 호황으로 쌍용양회·한일시멘트가 100억~300억원의 이익을 거두고 유진기업 등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던 때였다. 성신양회는 2016년 매출 1647억원, 순이익 5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성신양회가 레미콘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초다. 당시 성신양회는 구리·파주·용인·세종의 레미콘 공장들을 모두 매물로 내놨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차입금 등으로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데 따른 극약처방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매각 대금이 성신양회가 생각했던 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발상의 전환으로 레미콘 사업 부문을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게 성신양회의 계획이다. 1년 반만에 매각 대상에서 주요 성장 타깃으로 위상이 변경된 셈이다. 실제 2016년 흑자 전환한 이후 레미콘 사업부는 주요 사업인 시멘트 사업보다 수익성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레미콘 부문의 매출과 순이익은 연결 기준 1674억원, 82억원으로 순이익률 4.92%를 기록했다. 반면 시멘트 부문의 매출과 순이익은 4766억원, 40억원으로 이익률이 0.84%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시멘트 부문과 레미콘 부문의 격차가 더 커졌다. 시멘트 부문은 올해 상반기 누적 순손실 107억원으로 적자 상황이다. 반면 레미콘 부문은 매출 808억원, 순이익 33억원으로 순이익률 4.08%를 기록하고 있다.

부문별 실적

이런 상황에서 성신양회는 얼마 전 지분 투자를 완료한 한라엔컴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성신양회와 BCH페레그린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한라엔컴의 지분 84.77%를 556억원에 인수했다. 556억원 중 성신양회는 후순위 출자자(LP)로 200억원을 출자했다. 성신양회가 지분 투자한 부분은 성신레미컨이 아닌 성신양회 사업 부문에 남지만 두 업체가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보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성신양회 측 전망이다.

한라엔컴은 전체 레미콘 생산 설비의 절반 이상이 충청 지역에 소재해 있어 업계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라엔컴과 성신양회의 레미콘 출하량은 각각 344만m²(7위), 191만m²(8위)로 두 회사의 출하량을 합치면 유진기업(750만m²)에 이어 업계 3위(535m²)로 순위를 끌어올린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한라엔컴에 지분 인수를 한 부분은 존속 법인에 남는다"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레미콘 공장들을 매각한 역사가 있지만 현재는 레미콘 사업 부문을 키운다는 게 경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신양회가 한 번 레미콘 사업 부문을 매각하려고 결정한 만큼 물적분할 이후 사업 규모가 불어난 이후 재매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라엔컴 인수의 목적도 레미콘 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 훗날 판매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이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매각 실패 이후 회사 방침은 레미콘 사업의 육성"이라며 "200억원의 자금을 들여 한라엔컴의 지분 투자에 출자한 만큼 레미콘 사업 부문(성신레미컨)의 재매각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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