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명품업계의 지존인 프랑스의 LVMH (Louis Vuitton Moet Hennessy)는 1987년에 패션회사 루이비통과 주류회사 모엣 헤네시가 합병해서 생긴 회사다. 후자는 1971년에 샴페인 제조사 모엣과 코냑 제조사 헤네시가 합병해서 탄생했었다. 두 회사는 각각 연 2천8백만 병과 5천만 병을 생산한다.

LVMH 그룹의 지주회사는 크리스천디올인데 LVMH 지분 40.9%, 의결권 59.01%를 보유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가 크리스천디올의 지배주주 겸 양사의 회장이다.

1948년에 전설적인 디자이너 디올이 창업했던 크리스천디올은 1978년에 모회사가 도산하면서 자산으로 매각되었다가 1981년에 매수인이 도산하는 바람에 아르노와 동업자들이 단돈 1프랑에 인수한 회사다. 1988년에 LVMH 지분 32%를 취득해서 지배주주가 되었다.

루이비통은 1854년에 트렁크 제조회사로 파리에서 설립되었다. 가죽으로 트렁크를 제작하던 당시에 처음으로 캔버스 천으로 트렁크를 제작해서 ‘혁신 트렁크'라고 불렸다. 모양도 뚜껑이 둥근 것이 보통이었던 때 윗면을 평평하게 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경쟁사들이 모방하기가 여려웠다. 방수기능을 갖추었고 장기간의 여행에 적합한 트렁크가 등장한 것이다. 나폴레옹 3세의 왕비가 루이비통을 좋아하면서 성가는 더 높아졌다.

창업자의 뒤를 이은 2세는 지금은 기본인 5개 숫자 잠금장치를 트렁크에 부착했고 현재 사용되는 모노그램 캔버스 디자인을 도입했다. 갈색 바탕에 다이아몬드와 원형 안에 있는 꽃무늬다. 타이타닉이 침몰했을 때 루이비통 트렁크 안에 있던 물건만 안전하게 보존되어 건져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루이비통은 더 유명해졌다.

2차 대전 중에는 나치에 협력했다. 전후에는 과거의 위치를 되찾지 못하다가 라까미에(Henry Racamier)를 영입해서 경영혁신으로 서서히 사세를 회복했다. 상장회사가 되었고 M&A를 시작해서 1988년에 지방시를 인수했다.

모엣 헤네시와 합병하면서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는 독립경영을 하기로 약속했으나 서로 사이가 나빠졌고 심지어는 법적 분쟁까지 발생하는 상황이 되었다. 라까미에가 아르노를 영입한 것이 이 무렵이다. 아르노의 힘을 빌려 합병을 되돌리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아르노는 라까미에를 등지고 LVMH 지분 45%를 확보한 후 모엣 헤네시의 지지를 얻어냈다. 이 과정이 세상에 알려져 아르노는 악명을 떨치게 된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도 붙었다.

LVMH 내전은 1989년 1월에 종결되어 아르노가 회장에 취임했다. 아르노는 M&A를 통해 공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해 성장시켰고 1993년에 겐조를 인수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구찌(Gucci)의 주가가 하락했던 1999년 1월에 LVMH는 구찌 지분의 34.4%를 취득했다고 발표한다. LVMH와 구찌 경영진간의 대화는 잘 진행되지 않았고 구찌의 경영진은 경영권 방어를 결심하게 된다.

우선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해서 다량의 신주를 발행했다. LVMH의 지분은 25.6%로 희석되었다. LVMH는 즉각 암스테르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나중에 결국 승소했지만 구찌 경영진은 시간을 벌 수 있었고 그사이에 PPR과의 제휴를 성사시켰다.

PPR은 ‘Pinault Printemps Redoute'의 약자다. 지금의 케링(Kering)이다. 이 그룹은 식품을 제외한 유럽 최대의 유통회사였고 프랭탕 백화점 체인을 보유했다. 이브생로랑이 케링의 브랜드다. 크리스티 경매하우스를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PPR의 피노 회장은 구찌가 백기사를 물색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즉각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구찌의 경영진과 만났다. 양측의 대화는 거짓말같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양측 변호사들과 투자은행이 밤샘 작업을 해서 1999년 3월에 전략적 투자협약이 체결되었다.

PPR측은 구찌 지분의 40%에 해당하게 되는 신주를 30억 달러에 인수했다. LVMH의 지분은 21%로 더 희석되었다. LVMH는 여러 가지 각도에서 구찌의 경영진이 취한 방어조치를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강구했고 암스테르담 법원은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신주의 발행이 위법하다는 판결까지 내렸으나 대세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구찌는 성공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했다.

LVMH는 2000년에 펜디와 DKNY를 인수했다. 10년 동안 시가총액은 15배가 되었고 매출과 이익은 500% 증가했다. 2011년에는 불가리를 인수했다.

LVMH는 현재 60개 이상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데 각 브랜드에 고도의 독립성을 부여하고 독자적인 역사를 만들어가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VMH의 가장 오래된 브랜드는 와이너리 Chateau d'Yquem이다. 2011년에 1811년 빈티지 화이트 와인(보르도) 한 병이 75,000파운드에 팔려 기네스 북에 오른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