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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농산업 M&A 쓰나미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8-10-15 07:57:45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8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근년에 몇 건의 초대형 M&A가 농산업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017년에 다우 케미칼(Dow Chemical)과 듀퐁(Du Pont)이 합병해서 다우듀퐁(DowDuPont)이 되었고 중국의 켐차이나(ChemChina)가 스위스의 신젠타(Syngenta)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독일의 바이엘(Bayer)이 미국의 몬산토(Monsanto)를 인수했다.

다우듀퐁은 1300억 달러 딜로 탄생했다. 이제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화학회사다. 향후 농산업, 재료과학, 특수화학제품 등 세 개 분야 독립회사로 분리되게 된다.

1897년에 설립된 다우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독일의 BASF와 듀퐁에 이은 세계 3위의 화학회사였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과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네이팜탄을 생산한 적도 있다. 다우는 1990년대부터 조직혁신 작업에 착수했는데 M&A도 그 일환이다. 1999년에는 유니언 카바이드를 93억 달러에 인수했고 2008년에는 특수화학제품제조사 Rohm & Haas를 154억 달러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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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퐁은 1802년에 프랑스 자금과 프랑스에서 수입한 화약제조기계로 설립되었다. 창업자 듀퐁은 프랑스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온 사람이다. 화약제조 회사로 급성장해서 남북전쟁 때는 북군이 소모한 화약과 폭발물의 절반을 공급했다. 재료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연구개발로 성장을 계속했다.

켐차이나는 중국의 국영기업이다. 신젠타 인수는 430억 달러 거래였는데 중국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최고액이다.

신젠타는 2000년에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와 영국 제네카(Zeneca)의 농산업 부문이 합쳐져서 탄생한 농화학 및 종묘 회사다. 세계 최대의 농약 제조사이기도 하다. 2014년에 몬산토가 신젠타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려 한 적이 있으나 신젠타가 거부했다. 가격을 높여 거래가 성사될 참이었는데 미국 재무부가 세법상의 이유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신젠타의 주가가 40%나 상승했다. 이어서 진행된 켐차이나 딜에는 신젠타 주주 80%가 찬성했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거래는 660억 달러 딜이다. 독점금지 문제 때문에 BASF에 상당한 자산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딜은 농산업 분야에서는 다우듀퐁 보다 몇 배 더 큰 기업을 탄생시켰다.

바이엘은 1863년에 설립되었을 때 염료제조회사였다. 그러나 1899년에 발매된 아스피린이 바이엘의 대표제품이다. 아스피린은 미국에서만 매년 100억 정 이상이 소모되는 약품이다. 바이엘은 1925년에 아그파, BASF, 훽스트와 함께 ‘히틀러의 전쟁기계' IG 파르벤(IG Farben)으로 통합되었다가 2차 대전 후 다시 원래의 독립회사로 돌아갔다.

바이엘은 1978년에 소화제 알카셀처로 유명한 밀즈(Miles Lab)를 인수했다. 2006년에는 1668년에 설립되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학 및 제약회사인 머크(Merck)가 쉐링(Schering)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려 시도하자 바이엘이 백기사로 개입해서 146억 유로에 쉐링의 다수 지분을 인수했다. 다음 해에 지분 전부를 인수했는데 이 M&A는 바이엘 역사상 가장 큰 거래였다.

위 세 건의 M&A는 농약과 종묘 산업 분야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단일 거래는 모르겠지만 세 건의 거래가 거의 동시에 발생해서 각국의 독점규제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웠다. 각국의 독점규제 당국은 각각 이 세 건의 거래를 승인할 때 소비자와 농부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붙였다.

농산업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위한 수평결합이 발생하는 이유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과 이윤의 감소다. 결혼율 저하, 출산율 감소, 건강식품과 청정식품 선호 경향 등이 농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농산업은 소비자들의 새로운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농산업과 농산품 유통산업에서의 M&A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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