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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유럽공략]'전기차'로 유럽 껴안은 기아차…변혁기가 큰 기회②친환경차 '풀라인업' 자신감…점유율 확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제네바(스위스)=고설봉 기자공개 2019-03-14 10:01:5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차는 감각적 디자인 및 기술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친환경 차량을 꾸준히 선보임으로써 현재는 물론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에밀리오 에레라(Emilio Herrera)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발표가 이어지는 내내 주위는 고요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2019년 제네바 국제 모터쇼 기아차 미디어데이. 기아차 부스에 모여든 전 세계 기자와 딜러 등 약 300여명의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이목을 집중했다.

에레라 COO는 "'이매진 바이 기아'는 기아차가 추구하는 전기차 모델의 미래 지향적 가치를 담아낸 신개념 전기차 콘셉트카로, 혁신적인 기술 비전은 물론 인간지향적 디자인 방향성을 담아낸 새로운 도전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가 공개되는 순간 여기 저기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포토라인 너머에서 300여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기아차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컨셉은 분명했고, 존재감은 확실했다. 기아차는 e-쏘울, e-니로, 니로HEV, 옵티마PHEV 등 친환경차 모델을 전시했다. 전시한 차량은 총 6대에 불과했지만 내외신 기자, 딜러들의 발길은 오래도록 기아차 전시장에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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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오 에레라(Emilio Herrera)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새로운 시장 선점, 핵심은 '친환경차' 라인업

아직까지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유럽의 토착 완성차 회사들과 경쟁에서 아직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최근 기아차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시장 지배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은 기아차의 성장을 견인할 돌파구다.

유럽시장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의 대규모 완성차 회사들은 앞다퉈 내연기관 종말을 선언했다. 벤츠와 BMW, 폭스바겐,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완성차회사들은 친환경차 생산을 늘리고 있다. 내연기관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기아차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축적했다.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아차로서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아터 마틴스(Artur Martins)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마케팅 담당 임원은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신규 브랜드이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뚜렷한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산업 자체가 변화의 시기에 놓였고, 이런 변화는 신생 브랜드에게는 굉장히 큰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졌던 가치를 더 이상 존중하지 않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마치 리셋 버튼을 누른 것처럼 기아차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런 변혁기를 살려서 굉장히 새롭고, 젊은 브랜드로서의 포지션을 강조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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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터 마틴스(Artur Martins)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마케팅 담당 임원

전기차 시장조사 업체인 `EV 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9만860대(PHEV+순수 전기차)를 팔아 폭스바겐(8만2685대)을 제치고 제조사별 순위 8위에 올랐다. 특히 기아차의 유럽시장 내 친환경차 판매는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 662대에서 지난해 6988대로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니로EV의 경우 2016년 글로벌 출시 이래 전 세계 시장에서 27만여 대가 판매됐다. 이 중 10만대가 유럽시장에 흡수됐다.

기아차는 이미 전기차 라인업을 잘 갖춘 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이번 컨셉트카 공개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제네바 모터쇼는 매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전시회다. 각 브랜드들이 내놓는 신차 및 컨셉트카를 통해 그 해 유럽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자리다. 기아차는 전기차를 집중 전시하며 '전기차에 강점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실제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위해 다각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이미 상품이 잘 준비된 만큼 충전 인프라 등을 잘 갖춰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지역 30개 국에 걸쳐 분포하는 약 2250여개 딜러사들과 협업으로 인프라 확대를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다양한 후보자들을 놓고 급속충전 네트워크와 각종 인프라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기아차는 최근 '스탑 원더링. 스타트 드라이빙.(Stop Wondering. Start Driving.)' 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갖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실제 전기차를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등도 개발했다. 기아차는 '전기차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 이미 구현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아터 마틴스는 "현대차그룹은 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상품들이 이미 다 준비 돼 있다"며 "기아차 경우 니로EV, 소울EV 등이 있다. 전기차나 PHEV 등 상품 면에서도 충분히 준비가 돼 있는 기아차로서는 굉장히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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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2019년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e-소울

◇달라진 '위상'…유럽시장 점유율 상승

기아차의 유럽 내 위상은 매년 재정립되고 있다. 씨드, 스포티지 등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며 점차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해 가고 있다. 특히 유럽 내에서 인기가 높은 중소형 해치백, 왜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며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 유럽시장은 기아차의 새로운 텃밭으로 부상했다.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기아차는 전략적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기아차는 해외시장 개척 초기부터 유럽에 현지 완성차 공장을 세워 유럽 전략 차종을 본격 생산했다. 기아차는 2002년 중국에 이어 2006년 유럽 슬로바키아에 두 번째 해외공장을 세웠다.

기아차가 전 세계에 설립한 해외법인도 유럽지역에 집중 돼 있다. 기아차는 전 세계 총 24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16개 해외법인이 유럽에 있다. 슬로바키아에 있는 완성차 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서유럽 국가에 분포해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에 판매 확대를 목적으로 세운 현지 법인이다.

이러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의 결과 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총 49만4304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을 3.2%까지 끌어올렸다. 2014년 2.7%였던 시장 점유율이 5년여 만에 0.5%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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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유럽시장에서 실적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4년 기아차의 지역별 매출 중 유럽지역 매출은 11조8922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25%였다. 그러나 2017년 유럽지역 매출은 14조6460억원으로 불었고, 매출 비중은 27.36%로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유럽지역 매출 비중은 29.65%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유럽권역본부 체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기아차는 기존 독일에 두었던 유럽 각국 법인들의 컨트롤타워를 그대로 유럽권역본부로 전환해 조직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향후 유럽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완성차의 기획, 생산, 판매 등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발 빠르게 현지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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