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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제약, 바이오빌 불똥에 한국줄기세포 최대주주 보유 CB 207억 전량 행사…적자회사 울며겨자먹기 '인수'

오찬미 기자공개 2019-04-26 08:19:22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화제 '까스명수'를 판매하는 삼성제약이 한국줄기세포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섰다. 바이오빌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보유중인 한국줄기세포뱅크 CB의 전환권을 행사하거나 일부 물량을 상환받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한국줄기세포뱅크가 부실 적자 회사라는 점에서 경영권 인수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최근 207억원 규모의 한국줄기세포뱅크 CB 물량 전액을 주식 전환 또는 상환 받는 형태로 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제약은 지난 23일 125억원 규모의 CB를 행사해 한국줄기세포뱅크의 주식을 취득(521만5154주)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물량도 별도 공시없이 전환권을 행사했다.

삼성제약의 한국줄기세포뱅크 CB 전환은 바이오빌의 회생절차와 연관이 있다. 바이오빌은 실적 부진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달 19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인가를 받았다. 바이오빌은 한국줄기세포뱅크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88.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회생절차와 함께 채무가 동결되고 자산 정리가 이뤄질 경우 자회사인 한국줄기세포의 경영권 행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전환사채에 대해서도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원리금을 제대로 못 받을 우려가 생길 소지도 있었다.

삼성제약은 앞서 2017년 10월과 2018년 1월 두차례에 거쳐 한국줄기세포뱅크의 전환사채(163억원, 44억원) 총 207억원 규모를 취득했다. 만기일인 2022년 10월과 2023년 1월까지 보유할 시 4% 복리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한국줄기세포뱅크가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수익 회수에 대한 기대도 컸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모회사인 바이오빌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한국줄기세포뱅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전환을 했다"며 "재무유동성 확보도 염두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제약 대주주인 젬백스앤카엘 관계자는 "이번에 전환한 125억원의 물량 외 나머지 82억원에 대해서도 앞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상환 받아 CB 전량을 행사했다"며 "82억원 규모의 CB는 나눠서 소화해 그동안 공시를 안했다"고 말했다.

해당 거래로 삼성제약은 한국줄기세포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제약은 작년 말까지 한국줄기세포뱅크 지분을 0.34% 보유했다.

삼성제약
* 2018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문제는 한국줄기세포뱅크의 부실이 심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줄기세포뱅크는 스웨덴에 있는 재생의료업 회사인 베리 그래프트 AB(VeriGraft AB)와 유전자검사 업체인 한국디엔에이뱅크 등 바이오 업체 뿐 아니라, 젬앤타이틀(골프웨어 판매업)과 킹스맨(실내건축업) 등도 지분투자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다수 자회사가 실적 저하에 직면하면서 한국줄기세포는 지난해에만 88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VeriGraft AB는 지난해 56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해 16억원의 장부금액만 남아있으며 한국디엔에이뱅크과 킹스맨도 각각 20억원, 8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여기에 지난해 87억원을 투자해 100% 지분을 취득한 젬앤타이틀은 지난해 말 자본이 50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줄기세포뱅크의 본업도 부실한 상태다. 국내 최대 셀뱅킹 업체로 줄기세포 추출과 보관, 세포치료제 개발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줄기세포뱅크는 지난 2017년 매출액만 10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은 19억원으로 줄었다. 영업부진과 자회사의 손상차손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에만 1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3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6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제약은 한국줄기세포뱅크의 실적 여부에 따라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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